통일교 전 간부 "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워"(종합)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업무상 횡령 혐의 등 공판서 주장
"김건희 여사에 준 고가 물품, 통일교에 도움될 거라 봐"
- 남해인 기자,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세현 기자 = 통일교의 간부급이었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재판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교단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했다. 통일교는 이 행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17∼2021년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접근)했고, 그중 두 명은 한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받을 때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며 "국회의원 리스트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팀과) 면담할 때 수사보고서에 충분히 말했다.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한 간부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측에 접근하려 했다는 녹취록이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이날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하려 한 건 맞지만 한학자 총재의 지시를 이행했던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고가 물품들에 대해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영부인과 원만한 관계로 통일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가방과 목걸이 구입 자금 출처가 한학자 총재의 개인금고에서 나온 걸로 생각했느냐'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윤 전 본부장은 "저는 한 총재 금고를 본 적이 없고, 특검이 말하는 중에 알게 됐다"며 "다만 특활비처럼 해마다 겨울쯤 되면 어느 부분을 주고, 그걸 보관했다가 쓴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의 1심 변론 종결일은 오는 10일 오후 4시로 미뤄졌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결심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제출한 녹취서 및 증거 내용 등을 확인한 후 의견을 내겠다는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심을 미루기로 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2022년 4~6월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2022년 6~8월 6000만 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 사업(ODA) 지원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등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김 여사에게 접근하려 했다고 본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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