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국회 앞 다시 물들인 응원봉…"내란세력 완전 청산" 대행진
계엄 연루자들의 잇딴 영장 기각에 불만…"내란종식 특별법 만들어야"
시민 4000여 명, 국회 일대 행진…국힘 당사 앞서 "해체하라" 함성
- 권진영 기자, 권준언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권준언 유채연 기자 =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이한 3일, 국회 앞에서는 "내란·외환 청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진이 펼쳐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규탄하며 탄핵 집회를 주도해 온 '비상행동'을 비롯한 1741개 시민단체는 오후 7시쯤 국회 앞에서 집회 및 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시민들은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에 맞춰 "청산 청산 내란범 청산·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 속에 집회를 시작했다.
거리에는 탄핵 집회의 상징이 된 응원봉과 키세스 은박 담요가 재등장했다. 파랑·분홍·초록·빨강 등 가지각색으로 빛나는 응원봉을 든 시민들은 국회 앞 행사장에서부터 약 280m 길이의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집회 인파는 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인파 밀집으로 집회장 일대에서는 한때 통신 속도가 저하되기도 했다.
"내락세력 완전 청산", "대선개입 내란비호 조희대를 탄핵하라" 등 피켓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엿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이날 새벽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결정에 "사법부도 공범이다 추경호 영장기각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인천에서 온 전재현 씨(31)는 보랏빛 응원봉을 흔들며 "1년 전 계엄군을 막았던 시민들과 (국회) 당직자, 국회의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늦었지만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좀 더 평등한 경제정책을 통해 전 정권에서 감세된 법인세 등을 올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아들,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함 모 씨(48·여)는 "지난해에도 첫 집회부터 시간 될 때마다 집회에 나갔다"며 "아직 곳곳에 남은 내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내란특별재판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선언문을 통해 "내란세력에 대한 계속되는 영장 기각 사태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내란종식 특별법을 만들어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내란 공범, 내란 옹호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 세력의 뿌리를 뽑자"고 했다.
이어 "비상계엄의 명분을 위해 전쟁까지 불사하려 한 전쟁 유도 외환죄의 신상을 낱낱이 밝히고 철저히 처벌해 다시는 일부 집단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분단과 남북 대치를 악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해제에 표결한 국회의원 일부도 연단에 올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꼭 1년 전 이날 국회의원들이 윤석열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표결할 수 있도록 국회에 달려와 계엄군을 막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어 사법 쿠데타를 진압하고 다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은 "계엄군이 국회의 난입한 절체절명의 순간, 국민께서 막아주시지 않았다면 계엄은 결코 막을 수 없었다"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는 백배, 천배의 해악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이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자리하지 못했다.
한편 시민들의 대행진은 오후 8시 52분쯤 시작됐다. 시민들은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추경호 영장 기각 규탄한다" "내란동조 공범세력 내란정당 국민의힘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8초간 분노의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행진은 9시 30분쯤 종료됐다. 참여자들은 한때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단 집회가 끝난 후에도 일부 양측 시민들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맞불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국회 일대에 경력 3500여 명을 배치해 인파 관리 및 치안 대응에 나섰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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