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후에도 둘로 갈라진 광장…내란 청산 vs 계엄 정당(종합)

오후 내내 진보·보수 시민단체들 집회 이어져
이재명 대통령, 오후 7시쯤 시민 대행진 참석 예정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오는 3일 국회 일대에서 ‘시민대행진’이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국회 야경에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레이어 합성. 2025.1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김종훈 유채연 권준언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1년을 맞은 3일 국회 앞은 각각 '내란세력 완전 청산'과 '내란은 민주당'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의 맞불집회로 쪼개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내란세력 완전 청산! 노동중심 사회 대개혁 실현!"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영하권 한파에 대비해 두꺼운 패딩 위에 조끼를 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다시는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라며 "내란 세력은 청산하지 못하면 그들은 극우 독재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노동자·시민의 권리를 확장하고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제2의 윤석열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새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시행령으로 노조법 2·3조 개정 취지를 훼손한다면 단호히 맞서겠다. 부자감세로 서민들을 눈물짓게 한다면 우리는 다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민주노총이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5.12.03/ⓒ 뉴스1 권준언 기자

같은 시각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학'이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그려진 태극기를 흔들었다. 일부는 "계엄사과=민주당"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이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 25명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것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 300여 명은 "사과하면 죽음뿐이다", "사기탄핵 못 막은 것을 사과하라"라고 소리쳤다. "내란은 민주당", "이재명을 재판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북을 치기도 했다.

이에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유튜버 '정치한잔'은 맞불 집회를 열고 비속어를 쓰며 반발했지만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단 구호와 북소리로 일대 소음 신고가 증가하며 경찰이 소음 측정에 나서기도 했다.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시민단체 자유대학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야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2.03/ⓒ 뉴스1 유채연 기자

오후 5시쯤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민주주의청년들'이 국회 인근에서 "12·3 계엄은 정당했다"며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후 2시쯤에는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가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 재판 지연 사법부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보수 성향 신자유연대는 이재명 정부 규탄 집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에 대해 "대통령의 고유권한",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국회 일대에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안전 관리와 충돌 방지에 나섰다. 오후 7시쯤에는 '비상행동'과 1741개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대행진에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이 예고된 만큼 국회 일대 경호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