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효자라 미안" 11세 아들 편지에…아내는 "왜 받아줘야 해?" 외면

'이혼숙려캠프' 17기 맞소송 부부
누리꾼들은 "아동 학대다" 공분

('이혼숙려캠프')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사춘기 11세 아들의 사과 편지에 "엄마가 다 받아줄 순 없다. 엄마도 소중한 사람"이라고 맞받아친 여성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17기 맞소송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남편은 아내의 강도 높은 훈육을 문제 삼았다.

방송에서 아내는 아이들에게도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둘째가 거짓말하자 아끼는 옷을 가위로 찢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내는 "네가 지금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고 있어. 정신 차려"라고 소리 지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거짓말을 못 참는다. 이번 사건 이후 둘째가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됐으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권위적인 엄마 스타일이다. 안 될 땐 안 되고, 잘하면 예뻐한다. 훈육에 있어서는 내가 옳고 남편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이혼숙려캠프')

그러다 둘째와 외출에 나선 아내가 또다시 폭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아내가 "왜 이렇게 머리가 젖었어? 뭘 했는데 이렇게 땀이 났어? 어디서 뭐 하고 놀았어?"라고 말을 붙이자, 둘째는 "집 오는데 더우니까"라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둘째 말투에 기분이 상한 아내는 "야, 내가 너를 사춘기까지 키웠는데 내가 너한테 이런 대우 받아야 해? 나도 너한테 말 안 걸 테니까 너도 나한테 말 한마디 할 때 싸가지 없게 하지 마"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만 바라봤고, 둘째가 눈치를 보다 안방으로 들어가 "엄마"하고 불렀지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차가운 엄마의 반응에 둘째는 방문을 여닫으며 갈팡질팡하다 노트 한 장을 뜯어 사과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엄마 아까 내가 사춘기라고 짜증 내서 미안해. 내가 좀 더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대 조금 예민해서 그랬어"라며 "엄마 고생하는 거 아는데 내가 불효자라서 미안해"라고 적었다. 이어 "난 엄마 사랑해. 내가 앞으로 좀 더 잘하고 말도 잘 듣고 짜증 내지 않을게. 미안해"라고 덧붙였다.

둘째가 이 편지를 엄마 머리맡에 내려놨지만, 엄마는 여전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둘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문 앞만 서성였고, 용기 내어 다가가 "혹시 편지 읽었어?"라고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둘째는 엄마가 봐주길 바라며 더 가까이에 편지를 옮겨두고 나갔다.

('이혼숙려캠프')

이 장면을 본 서장훈은 "도대체 저 애가 무슨 죽을죄를 지었냐? 정말 잘못했다고 해도 아이잖아요"라고 분노했다.

그러자 아내는 "아이가 먼저 '나 사춘기니까 말 걸지 마'라고 했다. 하루 종일 나한테 짜증 냈다. 아이가 버르장머리 없는 것도 다 오냐오냐해줘야 하냐? 그건 동의 못 하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 진짜 잘 참는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제가 바로 강하게 훈육했다면 잘못한 건데, 그러지 않았다. 아이한테 최선을 다했다"고 되레 억울해했다.

이후 아내는 책상에 답장 편지를 올려놨다. 아내는 "난 아직도 화가 안 풀려. 네가 예민하고 짜증이 나면 엄마에게 짜증 내는 너의 마음을 내가 받아줘야 하지 않아. 너도 소중하지만 엄마도 소중해. 엄마가 고생하는 걸 알면 너도 엄마에게 적어도 짜증은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나 아빠나 엄마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상처 주는 걸 엄마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거야"라고 적었다. 이를 본 패널들은 모두 경악했다.

그런데도 아내는 "저도 인정받고, 포용 받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 '까라면 까야지'라는 환경에서 컸다"라며 "둘째도 순종하면 얼마든지 예뻐해 주고 사랑해 줄 텐데 말도 안 들으면 사랑해 달라는 건 불편하다"고 자기 입장을 강조했다.

이 장면은 갈무리돼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누리꾼들은 "마음 아프다", "저 나이대 애가 먼저 굽히고 사과하는 거 쉽지 않은데 참", "저게 아동학대가 아니면 뭐냐?", "엄마 답장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어른이라는 사람이 애한테 저러고 싶나. 심지어 지 자식이면서", "자식이랑 기싸움하고 지 감정만 소중하네" 등 분노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