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尹 따라하기?…이완규 선임 후 해병특검 조사 비협조 일관

27일 구속 후 첫 조사 때 입 열던 임성근…30일부터 '입 꾹'
11일 임성근 구속 만료…특검팀, 10일 순직사건 처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2025.10.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 이완규 전 법제처장을 변호사로 선임한 이후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해병대원 순직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군형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은 6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특검 소환조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날 서울구치소 교도관을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특검 조사를 오후로 미뤘고 이후엔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임 전 사단장이 거듭해서 특검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는 배경에는 이 전 처장이 작용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7일 오전부터 진행한 구속 후 첫 피의자 조사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진술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그간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 정확히는 경북경찰청에서 본인이 진술한 내용과 겹치는 건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어제(27일) 조사에서는 입장을 바꿔 모든 질문에 자기가 답을 하겠다고 말했고, 현재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한 입장을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처장이 처음 입회하에 이뤄진 지난달 30일 구속 후 2차 조사부터 다시 입을 굳게 닫았다. 2차 조사는 임 전 사단장이 수사팀의 모든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면서 오전 조사만 진행하고 종료됐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31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조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조사 일정을 오후로 미뤘고, 조사에서도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한 진술만 일부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의 전략은 조사에 응하기보다 재판에서 다투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임 전 사단장의 조사 불응 전략은 앞서 윤 전 대통령이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과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이완규 전 법제처장. 2025.10.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일각에선 임 전 사단장이 구속 후 첫 조사 이후 비협조로 돌변한 배경에 이 전 처장의 '코칭'이 있는 것 아니냔 의심이 나오기도 한다.

검사 출신인 이 전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대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시절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을 당시 이와 관련한 취소소송을 대리하는 등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처장은 지난 30일 조사에 입회하면서 임 전 사단장 변호를 맡은 이유를 묻자 "상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조사 내용을 윤 전 대통령 쪽에 알리기 위해 사건을 수임했나'라는 물음에 "그런 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구속기간이 오는 11일 만료되는 것을 감안해 이달 10일쯤 임 전 사단장 등 순직사건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범인도피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 수사를 위해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조 전 실장에게 2023년 10월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난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에 내정될 당시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외교부 사이의 지시·보고 사항을 집중적으로 다시 확인할 계획이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