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 매관매직' 이배용 특검 출석…취재진 피하다 침묵 속 조사실行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물품 건네고 공직 등 인사 청탁한 혐의
1층 출석 예정이었지만 지하 트럭 뒤 몸 숨기다 취재진에 발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네고 공직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5.1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 고가 물품을 건네고 인사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6일 특검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지하 1층에 도착했다.

이 전 위원장은 1층 출입구를 통해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취재진을 피해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대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의 차량이 아닌 인근 트럭 뒤에 휠체어에 탑승한 채 몸을 숨기고 있다가 발견됐다.

남색 코트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있던 이 전 위원장은 '금거북이, 한지 공예품 등을 (김 여사에게) 왜 건넸나', '공직 청탁 목적이 아닌가',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배우자에게 적격성 보고서를 왜 건넸나', 'MBN 영업정지건 해결에 어떻게 관여했나', '김 여사가 금품을 요구했나'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9시 33분쯤 특검팀 사무실로 이어지는 엘레베이터에 수사관과 함께 탑승했다.

앞서 특검팀은 그동안 수차례 이 전 위원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 전 위원장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며 출석을 미뤄왔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고, 이 전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다리 골절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조사를 받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소환 일자를 조율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초기 김 여사 측에 금 4~5돈 상당의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매관매직' 의혹에 연루돼 있다.

이 전 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는 특검팀이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와 함께 발견됐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또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후 시기인 2022년 9월 한지로 만든 공예품과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제품 등을 김 여사 측에 건네려 한 정황도 포착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이보다 앞선 시기인 2022년 7월에는 이 전 위원장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인 정 모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을 연결고리로 삼아 '잘 말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와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담은 '적격성 검토서'를 김 여사에게 보낸 정황을 특검팀이 포착했다고도 전해진다.

특검팀은 아직 이 전 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보지만 조사를 마친 후에는 피의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핵심 인사로 지목됐다.

친일 극우 편향 역사관을 가졌다는 의혹을 받는데도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돼 교육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 고가 귀금속을 청탁 목적으로 건네 특검팀 수사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이끄는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