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지 마' 각서 쓰게 한 장인·장모, 임신하자 중절 수술한 아내…결국 이혼"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아내에게 심하게 집착하는 장인, 장모와 아내가 한 통 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이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40대 남성 제보자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A 씨는 어느 날 편의점에 들렀다가 거기서 일하고 있는 3세 연하의 여성에게 첫눈에 반했다. A 씨의 적극적인 대시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연애 당시 아내는 "우리 부모님이 너무 구속하고 간섭이 심해서 독립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A 씨는 결혼을 밀어붙였다.

연애 6개월 만에 장인, 장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그리고 결혼하겠다고 얘기했으나 장인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A 씨가 끈질기게 설득해 승낙을 받아냈다.

당시 장인, 장모는 "결혼 지원금은 한 푼도 없다", "우리 딸은 전업주부로 살 거다", "우리 집 근처로 이사 와서 살아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사랑에 눈이 멀었던 A 씨는 집, 혼수도 직접 장만해 처가 근처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신혼 초 주말이 되면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 왔다. 6시간 만에 장모에게만 10통 이상의 전화가 온 적도 있다고. 수화기 너머로 "김 서방 뭐 하고 있니? 너 절대 기죽지 말라"며 불편한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A 씨가 언젠가 야근을 마치고 자정쯤 집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장모와 장인이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이제 와. 어디 갔다 온 거야? 혹시 야근한 거 맞냐"고 물었다.

A 씨는 장모 문제로 아내랑 몇 번 다퉜다. 아내가 아파서 잠을 자는 사이 장인에게 계속 전화가 걸려 왔고, 참다못한 A 씨가 "아내 아파서 자니까 제발 전화 좀 그만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이후로 장인은 A 씨만 보면 이유 없이 짜증을 냈다. 하루는 집에 놀러 와 방에서 쉬던 장인에게 식사하라고 방문을 두드리자 "왜 내 낮잠을 깨우는 거냐"며 화를 냈다. 다른 날에는 신발장에 장인 신발이 뒤집혀 있자 장인은 "자네가 일부러 그런 거냐"면서 신경질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내를 너무 사랑했던 A 씨는 결국 무릎을 꿇고 장인, 장모에게 사과했다.

얼마 뒤 장인은 서약서를 쓰라며 A 씨에게 종이 한 장을 들이밀었다. 각서에는 "딸이 몸이 약하니까 아이를 낳지 말아라. 그리고 부모와 연락을 막지 말아라. 그리고 절대 헤어지지 말아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A 씨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아내는 "부모님이 알면 어떡하냐"며 겁을 먹었다. 장모는 "우리 딸 몸이 약해서 못 키운다. 지금은 내가 원망스러워도 나중엔 고마워할 거다"라며 중절 수술을 강요했다.

A 씨는 "수술은 절대 안 된다"고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부터 아내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별일 아닌 걸로 화를 내다가 어느 날은 급기야 친정에 있을 거라며 집을 나가버렸다.

A 씨는 "저녁에 만나기로 해놓고 같이 애를 지운 거다. 더 충격적인 건 애를 지우고 나오면서 엄마랑 같이 얘기를 하고 다녔더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애를 지우고 나오자마자 엄마랑 같이 죽일 수가 있냐고 얘기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수술하기 전 남편 동의서가 있어야 하지만, 장인 장모는 서류를 위조해 수술을 강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충격적인 건 수술 직후에 아내가 장모와 함께 노래방에 갔다는 사실이었다.

알고 보니 아내도 친정 부모와 같은 편이었다. 아내의 휴대전화에는 친정 부모에게 A 씨의 험담을 계속했던 정황이 담겨 있었다. 메시지에는 "남편이 매일 술에 취해서 들어온다. 바람 난 것 같다. 나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는다"라며 사실과 다른 일을 꾸며 전했다.

임신 중에도 "아이를 낳기 싫다. 엄마 말처럼 나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 A 씨는 결국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