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모친·오빠 소환…'양평 공흥개발 특혜 의혹' 수사 속도

모친 최은순씨 특검 첫 소환…가족회사 개발부담금 '0원' 의혹
金 청탁 대가 의심 물품, 요양원·오빠 장모 집 발견 경위도 수사

통장잔고증명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지난해 5월 14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되고 있다. (공동 취재) 2024.5.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4일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와 오빠 김진우 씨를 동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팀은 최 씨를 처음으로, 김 씨를 두 달만에 다시 부르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 씨와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최 씨가 김건희 특검팀에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출석이다.

특검팀이 이들에 대해 "출석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만큼 두 사람 모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의혹은 김 여사 일가 회사인 ESI&D(이에스아이앤디)가 2011~2016년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 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일절 내지 않고, 사업 기간도 소급 연장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양평군은 ESI&D 측 자료에 따라 2016년 11월 17억 4800여만 원을 부과했다가 두 차례 이의·정정 신청을 받고 2017년 6월에는 개발부담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양평군은 2021년 11월 뒤늦게 ESI&D에 1억 8700여만 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

또 ESI&D가 사업을 실시계획인가 기간(2012년 11월~2014년 11월) 안에 마치지 못했는데, 양평군은 아파트 준공을 앞둔 2016년 6월에 인가 기간을 2016년 7월로 변경해 고시했다.

ESI&D에선 최 씨가 2014년까지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가, 김 씨가 새 대표로 취임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한때 사내이사로 이 회사에 재직했다.

의혹을 수사했던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23년 5월 김 씨와 회사 관계자 등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최 씨와 김 여사에 대해서는 범행 관여 정황이 없다고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로 당시 수사당국의 결정이 뒤집힐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최 씨와 김 씨를 상대로 부담금 부과 처분이 번복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달 31일 최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충식 씨를 국고손실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ESI&D의 전신인 방주산업의 이사로 재직했던 김충식 씨는 최 씨와 20년 이상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개발 특혜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지난 7월 28일 오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마치고 옷깃으로 얼굴을 가린 채 변호인 부축을 받으며 취재진을 피해 걸어가고 있다. 2025.7.29/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요양원, 김 씨의 장모 집에서 김 여사가 청탁성으로 받았다고 의심되는 물품이 발견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 소재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그리고 4명의 경찰 이력이 담긴 인사 명단 등을 발견했다. 롤렉스, 까르띠에 시계 등도 발견됐다.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명단은 당초 압수영장에 기재된 압수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사진만 찍어두고 이후 압수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으나 두 물건은 사라지고 없었다.

같은 시기 김진우 씨 장모 자택에서는 각각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건넨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이 발견된 바 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청탁 대가로 건넸다고 밝힌 이른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목걸이'인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특검 조사 결과 장모 집에서 발견된 해당 목걸이는 가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조사에서 김 여사에게 건네진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김 여사 거주지나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아닌 오빠의 장모 집으로 옮겨진 경위, 요양원에 대한 재압수수색에서 일부 물품들이 사라진 이유 등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 사적 이용' 의혹에 연루돼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신수진 전 문화체육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