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뿌린 귤 건넨 여고생 "고의성 없다"…먹은 대구 교사는 열흘간 결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이 살충제를 뿌린 귤을 교사에게 건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30일 대구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대구 수성구의 한 고등학교 학생 A 양은 정규수업 후 특정 교과목 교사에게 스프레이형 모기 퇴치제를 뿌린 귤을 건넸다.
당시 해당 교사는 아무 의심 없이 귤을 먹었고, 이후 다른 학생을 통해 "살충제가 뿌려졌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큰 충격을 받은 교사는 곧바로 교권 침해에 따른 공식 휴가(공가)를 내고, 열흘간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학교 측이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에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지난 16일 보호 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는 A 양이 에프킬라를 뿌린 경위와 고의성 여부 등을 중심으로 심의한 결과, "교사에 피해가 있었고 학생은 교권을 침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학생의 뚜렷한 가해 목적성이 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구교사노조 측은 성명을 내고 교육 당국이 교보위의 '가해 목적성' 판단 기준을 재검토하고 해당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 사안은 단순한 장난이나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교사의 생명과 신체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심각한 교권 침해 사건"이라며 "그럼에도 교보위가 '가해 목적성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사건의 본질을 축소한 위험한 판정"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교권침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교사 안전 보호 매뉴얼을 강화하고 현장 교사 의견을 제도 개선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해당 학교 측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원만히 해결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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