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과로사 논란에…의사 "난 주 100시간 근무, 왜 이슈 되나 역겹다"
"심하면 주 130시간 일한다" "전공의에겐 관심 줬나" 볼멘소리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는 "선택적 공감"이라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의사 추정 누리꾼 A 씨는 자신의 SNS에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될 일인가?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한탄했다.
A 씨는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을 넘을 거다. 거기에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 다른 누리꾼 역시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다.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했는데 그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공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주 80시간 근무가 살인적인 것도 맞고 이슈될 일도 맞다. 근데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의 근무 조건은 이슈화되는데, 주 80시간 넘게 일하는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 그리고 그걸 문제 삼으면 왜 어김없이 사명감 타령을 하는 거냐"고 분노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지난 2019년 2월에 주 105시간 일하고 당직실에서 숨진 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소아과 전공의를 언급하면서 "다시금 이 일이 떠오른다. 선택적 공감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고 참담하다"고 A 씨 의견에 동의했다.
이외에도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한다", "저도 보면서 전공의부터 생각났다. 그 누가 전공의 근무 시간에 관심이라도 줬는지", "물론 기저질환 있는 분들에게는 과로가 악화 요인일 수는 있겠지만 그걸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하려면 대한민국 전공의는 다 죽었어야 한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전국전공의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1~26일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013명을 대상으로 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는 전공의 수련 시간 상한이 주 80시간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도 27.8%에 달했다. 이중에선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전공의도 3.3% 있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 중 77.2%(782명)는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해도 75.9%는 병가나 연가 사용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했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실제로 보장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24.5%만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의사의 하소연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사람 늘려준다니까 게거품 물면서 싫다는데 어쩌라는 거냐", "그럼 그냥 의사 그만둬라", "힘든 건 알겠는데 타 직종 사람이 과로사했다는 거에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지능이랑 성적이 정말 관련 없는 것 같다", "사회는 연결돼 있어서 이런 게 크게 이슈화되면 법 개정이든 뭐든 해서 모두의 근로 환경이 나아질 수도 있는 건데 제발 연대해라" 등 공분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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