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 지시' 조태용 6차 소환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지난 9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김기성 기자 =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24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6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 전 실장은 이날 낮 12시 5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 실장은 '사건 회수 과정에 윤 대통령 지시가 기억이 안 난다 했는데 아직도 기억이 안 나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가서 성실하게 조사 받겠다"고 말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은 조 전 실장 지시라고 진술했다'고 재차 묻는 질문에는 "그거 다 진술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실장은 해병대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사건 기록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회수하라고 지시했는지에 관해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기억나진 않지만 있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은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실장의 요청을 받아 사건 회수를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4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조 전 실장이 오늘 어떤 내용으로 조사받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사외압 관련"이라며 "구체적인 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2023년 8월 2일 국방부 검찰단이 채 해병 사망 사건 기록을 회수한 경위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실장은 수사 외압의 근원이 됐다고 꼽히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나.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왜 업무를 이렇게 처리했는가'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뒤 채 상병 사망 사건 기록 이첩 보류,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기록 회수,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항명 혐의 수사 지시 등 수사 외압이 이뤄졌다고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 전 실장은 지난 7월 29일, 8월 8·13·20일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네 차례 조사받았고, 지난달 29일 호주대사 도피 의혹으로 한 차례 조사받았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순직사건 수사기록이 경찰에 넘어간 사실을 보고받고 재차 격노한 것을 파악했다. 조 전 실장은 이 전 장관의 요청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게 이첩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