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때문에, 고급 이미지 흠집…요즘 어렵다" 시그니엘 집주인 '한숨'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국내 최고급 오피스텔로 꼽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의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1년 넘게 공실로 두며 매달 300만 원이 넘는 관리비를 내는 집주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버 터보832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월세 안 낮추고 공실을 택한…가격 폭락하는 최고급 레지던스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시그니엘 소유주 A 씨에 따르면 그는 3년 전 전용 181㎡(90A형)를 매입했다. 당시 분양가는 약 56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A 씨는 1년 전부터 월세 임대를 내놨지만 아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는 월세를 낮추거나 직접 입주하는 대신 공실로 두었다.
문제는 관리비였다. 분양 후 첫 2년간은 시행사가 매달 200만 원씩 관리비를 지원했으나, 지원이 종료된 뒤에는 A 씨가 매달 320만~330만 원의 공실 관리비를 내고 있다.
유튜버는 "월세 계약을 1700만 원 정도에 했다고 하는데, 1년 비워놓으면 기회비용이 대략 2억 원 정도"라며 "왜 비워놓으셨냐 물어보니, 그렇게 열심히 임차를 안 한 것 같다. A 씨는 여기 거주하지 않고 분양받아서 오랫동안 갖고 있다가 임차를 맞추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을 비워놨는데 공기 순환 시스템이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공용 관리비가 엄청 많이 나온다. 아무것도 안 해도 연 4000만 원, 뭔가 쓰면 5000만~6000만 원의 관리비가 나오는 것"이라며 부연했다. 그런데도 A 씨는 여전히 직접 입주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또 유튜버는 "최근 3년간 시그니엘 가격은 오히려 20% 정도 떨어졌다. 다른 아파트들은 엄청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라며 "난 전청조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에르메스,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상품은 지위재 역할을 하는데 전청조 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가 전파되면서 수요가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긴 사기꾼, BJ, 스트리머가 너무 많이 산다. 실제로 이런 이미지 때문에 여기 오려다가 포기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유튜버는 "시그니엘은 단기 렌트로 들어오는 분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가족과 살지 않고, 혼자 부자인 척하면서 진짜 부자들과 친해져 사기를 치고 다닌다. 이런 일이 실제로 여러 번 있었다. 그런 것들이 분명 전파되고 전청조 사건이 그것에 정점을 찍어준 거다. 그래서 시세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버는 시그니엘이 '지위재' 측면에서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면서 "전청조도 3개월 단위로 빌렸다더라. 시그니엘에서 '나 성공했어요' 하고 강의 팔이하고, 이상한 거 팔면서 시그니엘을 언급하니까 지위재 역할이 없어졌다. 사기꾼이 산다는 이미지 때문에 초 자산가들이 꺼리는 분위기가 된 게 시세에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튜버는 시그니엘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창문'을 꼽았다. 그는 "창문을 열 수 없어서 중앙 환기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돼 있어도 노후화된다. 환기가 안 된다. 실제 거주자는 겨울에 너무 건조해서 살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실제 시그니엘 시세는 올해 들어 크게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190㎡는 2022년 11월 80억 원(47층)에 거래됐으나, 지난 4월 같은 면적(50층)이 20억 원 하락한 60억 5000만 원에 팔렸다. 전용 205㎡ 역시 2022년 5월 78억원에서 올해 3월 69억 8500만 원으로 약 10억 원 떨어졌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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