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입고 자필 이력서 들고 면접 온 60대 "열심히 할게요"…사장은 '뭉클'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어르신이 정장에 구두를 신고 체육관 면접을 보러 왔다. 착오로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체육관 대표는 어르신을 만나 삶의 교훈을 얻었다.
지난 26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면접 보다가 뭉클했습니다. 57년생 아버님의 면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와 체육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힌 A 씨는 "체육관 카운터와 청소 파트 면접을 보는 날이었다. 정장을 갖춰 입고 구두까지 신으신 한 어르신이 들어오셨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분명 여성만 구한다고 글을 올렸는데 이력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가 있었나 보다"라며 "차마 그냥 돌아가시라곤 못 하겠기에 면접을 보며 솔직하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어르신이 건넨 이력서를 본 A 씨는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그는 "직접 한 자, 한 자 손으로 쓰신 이력서와 풀칠해 붙인 증명사진 그리고 맨 하단에 자기소개라고 직접 적으시고 '책임감 있게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까지. 우리 아빠보다도 연세가 있으신데 감히 제가 대표라고 앉아 있는 게 부끄러울 만큼 열심히 사셨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 정년퇴직 후 청소 일, 입주 청소 하나 가리지 않고 3개월 전까지 계속 근무한 어르신을 보며 오늘 하루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 500~600명의 방문자가 바삐 오가는 업체라 어르신 삶의 이력과 면모는 너무 존경스러우나 대표로서 이번 건의 구인은 냉정히 옳지 않은 판단이라 여겨져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아울러 다른 파트로 필요한 구인 건이 있을 시 연락드리겠다고 했고, 어르신 이력서는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저 역시 영화 '인턴'을 감명 깊게 본 사람으로서 큰 영감과 자극받은 면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책임지고 성실하게 사시는 분들 존경스럽다", "같이 일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다른 곳 가셔도 일 잘하셨을 거다", "정말 열심히 사신 분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면접비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직원분 실수는 꼭 지적해야 한다. 왔다 갔다 시간 들여서 면접 보러 일부러 오신 건데 자격 요건 맞지도 않은 사람한테 면접 보러 오라고 한 거 아닌가", "교통비 차원에서 2만 원은 챙겨줘야 할 듯" 등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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