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문신은 집안 망신, 결혼식에 그런 하객 못 오게 해"…예비 시부모 요구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문신 있는 친구는 결혼식에 못 오게 하라는 예비 시부모의 요구에 난감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0대 여성 A 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남자 친구와 동갑이고 내년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제가 발목과 어깨에 문신이 있는데 남자 친구가 너무 싫어해서 지우는 중이다. 남자 친구 부모님께 인사 갈 때는 옷으로 가렸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남자 친구 부모님 댁으로 고기를 받으러 갔다가 문신을 들켰다고. A 씨는 "긴 바지에 발목 양말을 신고 있었는데 앉을 때 바지가 좀 올라가면서 어머님께서 발목 문신을 보셨나 보다"라며 "식사 끝나고 문신은 왜 한 거냐고 엄청 뭐라고 하셨다. 문신 있는 며느리를 어떻게 친척들한테 인사시키냐고 집안 망신이라고 하셨다"고 하소연했다.
교수인 예비 시아버지 역시 "문신 없는 학생이 가정환경도 좋고 성격도 안정적이더라"라며 A 씨를 생각 없고 개념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A 씨는 죄인처럼 "잘못했다. 지우고 있다"는 대답밖에 못했다고 한다.
그는 "문신 하나로 가정 환경 얘기까지 들어야 하나 싶어서 울컥했다. 남자 친구는 '부모님이 보수적이라서 그렇다'고 다독여줬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후 A 씨는 예비 시어머니한테 문신을 지우고 있다는 내용으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어머님은 돈 보태줄 테니까 얼른 지우라고 하셨고 그렇게 마무리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예비 시부모는 이에 그치지 않고 "결혼식 때 며느리 친구나 지인 중 문신 있는 친구 있으면 문신을 가리고 오거나 오지 않게끔 하라"라고 요구했다.
남자 친구 또한 "부모님 지인들이면 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이고, 네 손님보다 부모님 손님이 많을 텐데 부모님 체면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A 씨는 "문신하면 범죄자냐? 친구들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냐? '너 문신 못 가리면 내 결혼식 출입 금지야'라고 해야 하냐? 남자 친구하고는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남자 친구는 "이 기회에 그 친구들을 멀리 해라. 착하고 안 착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가치관과 환경이 다른 거다. 내 주변엔 문신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제 문신도 요란한 용 문신, 뱀 문신 아니고 패션 문신 수준"이라며 "안 그래도 남자 친구가 저보다 조건도 좋고 시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많이 지원해 주시는 상황인데 이런 일까지 생기니까 너무 눈치 보이고 위축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초 부서에는 문신 있는 분들이 종종 있다. 물론 대부분 근무 중에 가리거나 유니폼 입었을 때 안 보이는 부위에 있다"며 "중학교 교사인 친구도 손목에 키우던 강아지 문신 있다. 친구들 전부 문신 있는 것도 아니고 문신 있다고 이상한 애들도 아니다"라고 억울해했다.
또 A 씨는 "어른들이 문신 안 좋아할 건 알고 있었지만 친구들까지 못 오게 할 정도로 싫어하시길래 혹시 제가 마음에 안들어서 이렇게 결혼 반대를 하시는 건지 별생각이 다 들었다"면서 "그래도 예비 시부모님이 이번 일 때문에 크게 실망했지만 결혼을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하셨다. 대신 문신 얼룩덜룩하게 남은 거 보기 안 좋다고 다 지우고 결혼 날짜 잡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계속 버티면 헤어질 거 같은데 헤어지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남자 친구 부모님이 너무 억지 부리시는 것 같아서 고민이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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