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수색작전 현장지휘' 前7여단장·포11대대장 재소환

박상현 대령·최진규 중령,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2차 조사
특검팀, 수해복구 투입 과정·임성근 행적 재구성에 집중

박상현 전 해병대 제1사단 7여단장(대령). 2025.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당시 실종자 수색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해병대1사단의 박상현 전 제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중령)이 25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2차 피의자 조사에 각각 출석했다.

박 전 여단장은 이날 오전 9시 24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임성근 사단장이 명시적으로 수중수색 지시했나', '수변수색이 원래 지침 아니었나', '포3대대 9중대에서 수중수색할 때 왜 막지 않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조사실로 이동했다.

뒤이어 최 중령은 오전 10시 7분 해병대 전투복 차림으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중령은 '실종자 수색 작전하는지 모른 채 작전 투입됐나', '바둑판식 수색 지침 수중수색으로 이해했나', '첫 수색작전 날 박상현 여단장에게 철수를 건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어떻게 결정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 전 여단장과 같이 입을 굳게 닫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여단장은 지난 18일, 최 중령은 지난 20일 각각 한 차례 특검 사무실에 나와 순직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날도 두 사람에게 2023년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해병대1사단의 경북 예천 수해복구 작전 투입 상황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당시 행적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특검팀은 두 사람이 현장 출동 이후 수색작전 임무를 부여받은 과정과 2023년 7월 18일 임 전 사단장의 현장지도 당시 상황을 집중적으로 재구성할 전망이다.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중령). 2025.8.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 전 여단장은 2023년 7월 17일 해병대1사단 제2신속기동부대장을 맡아 포3·7·11대대와 함께 경북 예천 지역 수해복구 작전에 투입됐다. 당시 그는 최선임 현장 지휘관으로 포병대대장들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다.

최 중령은 당시 포병여단 지휘관 중 최선임자로 박 전 여단장과 직접 소통하며 내성천 일대 실종자 수색 현장 지휘를 맡고 있었다.

박 전 여단장은 앞선 수사기관 조사에서 17일 오전 출동 이후 현장 이동 과정에서 ''포병도 오는구나' 그때야 알게 됐다', '7여단 예하 부대조차 실종자 수색 업무를 할 것이라 예상 못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그는 신속기동부대장으로서 인력 구성이 출발 당일에서야 확정돼 구체적인 상황을 각 예하 부대장에게 지시 전파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최 중령 역시 17일 오후 10시를 넘어서야 경북 예천군 한천과 석관천 일대의 실종자 수색작전을 맡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박 전 여단장은 2023년 7월 18일 임 전 사단장 현장지도 당시 그를 수행하며 현장 브리핑 및 작전 전 지휘관 교육도 진행하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같은 날 박 전 여단장의 안내에 따라 석관천 상류의 벌방1교에서 포3대대 9중대의 작전 상황을 현장지도하면서 '너희 몇 중대냐, 병력을 가만히 세워 놓고 뭐 하냐, 왜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 등 다그치며 빨리 병력을 투입하라는 취지로 나무랐다.

이후 9중대 병력은 오전 9시 40분부터 약 40분가량 하천에 입수해 수중수색을 진행했고 당시 모습은 촬영돼 포병여단 정훈장교 등 다수 지휘관들에게 공유, 언론에 보도까지 됐다.

한편 육군 제50사단장은 같은 날 오후 2시 50분쯤 박 전 여단장에게 폭우로 인해 오후 3시까지만 작전하고 철수한다고 알렸다. 이에 박 전 여단장은 이같은 내용을 현장 지도 중인 임 전 사단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후 박 전 여단장은 오후 3시 17분쯤 이용민 당시 포7대대장(중령)과의 통화에서 오후 폭우로 인해 작전 철수를 건의를 받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결정의 배경에 임 전 사단장의 지시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현장 지도 과정에서 포병여단 장병들에 대해서 강하게 지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병대수사단은 최 중령이 임 전 사단장의 작전지도 과정에서 포병부대에 대한 지적 사항과 박 전 여단장의 추가적인 강조사항 등으로 지휘 부담을 느껴 허리까지 입수해 수색하라고 지시했고, 이용민 포7대대장(중령) 등이 이 지시에 따라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