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해병특검 "경찰 이첩 기록 회수 명령은 위법…박정훈 항명 안 돼"

박정훈 항명 사건 관련 "명령이 부당하면 항명 성립 안 돼"
이종섭 측 "항소취하, 특검 권한 밖"…이 특검 "답할 가치 없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이 26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6.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는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건을 두고 "명령이 정당하지 않으면 항명죄는 성립할 수 없다"며 "경찰에 이첩된 수사기록의 회수를 명령한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 대령 사건의 항소를 취하하려는 것이 특검법상 권한 밖이라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 주장에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맞받아쳤다.

이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령의 항명 2심 사건이 군검찰 항소로 시작됐는데 정당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 특검은 "명령이 정당하지 않으면 항명죄가 성립할 수 없고, 이첩한 기록을 가져오라고 한 명령은 위법한 것"이라며 "군사법원법에서는 군 사망 사고를 (경찰에) 이첩하게 돼 있다. 법령에 의해 이첩할 기록을 도로 가져오라는 것은 위법"이라고 짚었다.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 대령은 지난 2022년 7월 30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대면 보고했다. 이 장관은 보고서를 결재(서명)했다가 경찰 이첩 보류를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지시했다. 박 대령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보류 지시를 전달받았으나 경찰에 기록을 넘겨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설이 불거졌으며 대통령실이 순직 해병 사건 기록 이첩 회수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애초 기록 회수 지시 자체가 정당한 명령이 아니었기 때문에 항명죄가 성립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특검은 또 이 전 장관 측이 항소취하 검토는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피의자의 주장에 답변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이 전 장관 측은 전날(25일)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사건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군으로부터 이첩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다.

이 전 장관 측은 "박 대령의 항명은 이미 군검찰이 인지해 기소까지 한 사건으로 특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위 각호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령 사건의 항소 취하 문제를 두고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와 항소취하의 근거 조항이 나뉘어 있고, 특검법에 명시된 공소취소는 1심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특검은 '김건희 특검팀에서도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관련 수사 기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요청했는데 중복수사라는 지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쪽에서도 할 수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쪽(김건희특검)에서 한다고 못하는 건 아니다. 중복수사 개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령과 해병대원 순직사건 초동수사에 참여한 인력 파견 요청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특검이 기자들과 만나기에 앞서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이 특검과의 예정되지 않은 면담을 시도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이 특검은 "수사 개시도 안 했고, 자료를 준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관할 곳도 없고 관련 행정절차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으로 수사를 개시한 다음에 준다고 하면 얼마든 가능하다. 무단으로 이렇게 와서 하는 건 맞지 않다. 응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특검팀은 오는 30일까지 사무실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