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펜으로 딸 자상 부위 그리는 심정은"…의대생 교제살인 아빠에 '울먹'

(M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의대생 교제 살인'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취재진 앞에서 직접 자기 신체에 딸의 자상 부위를 직접 그려 보여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대생 교제 살인 사체 훼손 수준'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월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의 내용이 재조명됐다.

방송에 따르면 피해자의 얼굴과 목에는 총 25개의 상흔이 남았다. 얼굴 부위 11개소, 목 부위 14개소의 자상이었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 A 씨는 "칼로 왼쪽 목둘레 전체를 그냥 구멍을 내놨다"며 "눈이 떠져 있는데 양쪽 눈을 칼로 찔러놨다"고 했다.

A 씨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목만 붙어있다 뿐이지, 거의 목 전체를 찔렀고 살해 이후에도 사체를 너무 잔인하게 훼손했다. 찌른 정도가 아니다. 제가 딸아이 얼굴을 만졌을 때 전체에 구멍이 있어서 머리가 움직이더라. 얼마나 잔인하게 했으면 눈이 감기지를 않았다. 제가 감기려고 해도 감기지를 않았다"며 오열했다.

(MBC 갈무리)

지난 20일 A 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해자가 범행 당시 딸에게 한 짓을 직접 재연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 팔을 뻗은 채 땅바닥에 엎드린 뒤 사인펜으로 자기 목에 마구 점을 찍고, 얼굴에 검은 선을 그으며 딸의 상처를 일일이 되짚었다.

A 씨는 "가해자가 이미 숨이 멎은 피해자의 목과 얼굴에 흉기를 휘두르며 2차로 공격한 행위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사체를 유린한 명백한 사체 훼손"이라며 "이러한 행위와 살인을 계획하고 준비한 기간을 고려하면 '보통동기살인'이라는 판단은 허술하고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인펜으로 딸이 찔린 부위를 그리는 아버지의 심정은 감히 아무도 가늠할 수 없을 거다. 오죽 억울했으면 저리하셨을까" "얼마나 비통하고 억울하면 온몸으로 설명하셨을까"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스스로 재연하셨을지, 딸 상처 위치를 하나하나 다 기억하시는 모양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앞서 가해자 최 모 씨는 지난해 5월 연인 관계이던 피해자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데려간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와 피해자는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해 2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최 씨는 2개월여 만에 피해자를 다그쳐 피해자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당시 피해자는 미국 유학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 부모가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헤어지라고 하자 최 씨는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 측은 첫 공판에서 불안장애와 강박 등의 영향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으나 감정 결과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최 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이달 2심에선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