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개나 키워" 혐오 발언 딩크족 친구, 임신한 후 "축복받았다" 돌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딩크족으로 임신·출산에 대해 혐오 발언을 일삼던 친구가 임신한 뒤 태도를 바꾸고 여기저기 조언하고 다니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가 임신한 친구한테 너무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전 딸 하나 있고, 친구는 임신 7개월"이라며 "친구는 딩크족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자궁에 질환이 있어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고 본인은 아기 낳을 생각도 없는데 자궁 치료 받는 것도 짜증나 했다"고 운을 뗐다.
A 씨에 따르면 친구는 평소 "아기 귀여운지 모르겠다", "우는 소리 짜증 난다", "내 아이더라도 울면 팰 것 같다", "개나 키우지. 사람을 왜 키우냐" 등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그랬던 친구가 결혼 후 허니문 베이비를 가졌다며 "40대 초반이라 나이도 있고 질환도 있어서 피임 안 했는데 아기가 생긴 거다. 워낙 딩크 마음이 확실했던 친구라 다른 친구들이 선뜻 축하는 못 해주고 '괜찮냐?'고 했는데 축하 먼저 안 해줬다고 서운해하더라"라고 황당해했다.
이후 해당 친구는 임신전도사가 됐다고 한다. 주변 딩크족 친구에겐 "날 봐라. 나도 딩크족이었지만 배 속에 생명이 생기니 마음이 달라진다. 벌써 사랑스럽고 어른이 된 기분이다. 애를 꼭 낳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난임 친구에겐 "너무 노력하고 갖고 싶어 하지 마라. 마음을 내려놔라. 날 봐라. 악조건 속에서도 마음을 비우니 바로 생기지 않냐"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이 친구는 딩크족일 때와 임신 중일 때 태도가 너무 다르고, 본인 입장만 생각해서 어이없다. 친구들이 한마디 하려다가도 임신 중이니 넘어가자고 참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친구의 막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친구는 A 씨에게 전화 걸어 "아무리 생각해도 난 축복받은 것 같다"면서 난임으로 고생하는 친구와 딩크족 친구를 언급하며 "내가 더 착하게 살았나 보다"라고 말했다.
참다못한 A 씨는 "넌 어쩜 그렇게 너밖에 모르냐? 애가 너무 싫다던 딩크족이었던 널 생각해라. 지금 딩크족인 친구 입장에선 네 조언이 얼마나 우습겠냐? 난임으로 뻔히 힘든 친구한텐 그런 소리 왜 하냐? 네가 막상 임신하고 나니 미치도록 기쁜지 모르겠는데, 지금이라도 애 생각해서 마음 곱게 써라"라고 꼬집었다.
문제의 친구는 "아 그런가, 그렇게 생각 못 했다"고 전화를 끊은 뒤 A 씨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친구는 "임신한 사람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너 임신했을 때 공감 못 해줘서 그러냐? 사람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한 게 신기하다. 너한테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친구는 SNS에 "임신으로도 사람이 걸러지는구나"라는 저격 글도 남겼다.
A 씨는 "이 친구가 워낙 생각이 어리고 철없는 친구인 건 알았는데, 정말 저야말로 정떨어진다"고 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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