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오, 오"…급발진 생각했는데 페달 블랙박스에 찍힌 진실[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급발진 의심 사고 당시 촬영된 페달 블랙박스 영상에 찍힌 진실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페달 블랙박스에 잡힌 급발진(?) 상황! 운전자는 어떤 페달을 밟았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고는 지난달 19일 오후 12시 29분쯤 전남 고흥군 고흥읍 호동리에서 발생했다. 남편 A(68) 씨와 아내 B(65) 씨가 외출하는 중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건 운전 경력 45년 차 A 씨였다.
차량 전방을 비추는 블랙박스 영상에는 천천히 오르막길을 오르던 차량의 속도가 내리막길에서 점점 높아지는 장면이 담겼다. 당황한 A 씨는 "오, 오, 오" 소리를 내며 차를 멈추기 위해 옹벽 쪽으로 차를 몰았다. 하지만 높아진 속도 탓에 차량이 멈추지 않았고 이내 풀숲을 넘어 저수지로 추락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본 시청자 대다수는 급발진 사고로 봤다. 50명의 투표 참여자의 50%는 '급발진 사고로 보인다'고 답했고, '잘 모르겠다'(44%), '운전자 실수로 보인다'(6%)가 뒤를 이었다.
제보자 B 씨는 "남편이 운전했는데 '급발진이다. 오른쪽을 벽에다 대야 해' 말하는 동시에 그대로 저수지 수로에 내리꽂혔다. 내리꽂히고 나서도 '오토 타면 안 되겠네. 내가 급발진을 당할 줄이야' 이런 말들을 했는데 영상에는 그런 말소리는 전혀 안 들리고 비명만 요란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A 씨는 급발진을 확신했지만, 페달 블랙박스에 담긴 진실은 달랐다. 영상에는 A 씨가 오르막길을 지나 내리막길에 진입하기 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다가 다시 올려놓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브레이크로 발을 옮겼다고 착각한 듯 페달을 더 세게 밟았다.
B 씨는 "그렇게 섬세하게 운전했음에도 놀랍게도 발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다행히도 몸은 멀쩡하다. 차는 폐차했고 단독 사고로 처리도 끝났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상을 보기 전에는 페달 블랙박스를 달아 놨으니 이제 급발진 문제는 확실하게 끝내주는 영상이 남겠구나 하고 자신만만했었는데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남편이) 영상을 보고 나서는 말을 못하더라. 변명도 안 하고 자기도 너무 기가 막힌 거 같더라. 페달 블랙박스가 아니었으면 평생 급발진 사고였다고 생각하고 살았을 거다. 확인하고 나니까 의문은 싹 가셔서 홀가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요즘에는 차가 조금 빨라지면 바로 발을 뗀다. 그리고 브레이크 페달 위치를 확인한 후 밟는 습관이 생겼다. 잘한 건 없지만 비슷한 일을 겪을 수도 있는 분들이 조심했으면 하는 뜻에서 영상을 제보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 영상으로 인해 급발진 의심 사례가 전부 운전자 실수라고 얘기할 수 없다. 1~2분 동안 계속되는 영상을 볼 때 저거는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영상도 있다. 페달 블랙박스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의 실수인지, 자동차의 결함인지 파악이 안 된다"면서 "페달 블랙박스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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