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누수 민원 무시하자 건물 뜯은 건물주…구청 "철거 탓일 수도"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하수도 누수로 피해를 입은 건물주가 수차례 민원 제기에도 관할 구청의 조치가 없자 직접 건물을 뜯어내고 물이 새는 배관을 찾아냈다.
9일 KNN은 부산 우암동에 한 상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A씨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A씨의 상가주택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건물 대부분이 뜯겨진 채 한쪽 축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건물을 뜯어내자 골목길 아래에 매설된 상하수도관이 드러났는데, 검은 하수관로에서는 이날도 물이 줄줄 새고 있었다. A씨는 이 하수관로에서 나온 물이 당초 있었던 건물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A씨는 7년 전 건물 매입 때부터 누수가 의심됐다고 말했다. 바닥이 뻘처럼 변했으며 리모델링한 건물 벽에 금이 갔기 때문이었다.
A씨는 "내 땅에 있는 모든 배관과 시설을 다 확인했는데 누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1년 365일 1층 바닥도 마찬가지고, 2층 슬래브도 물이 샜다"고 말했다.
A씨는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관련 기관에서는 '물 샌 적이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지난해에는 건물과 골목길 사이 석축 일부가 무너져 위험을 느낀 세입자도 짐을 뺐다.
이에 참다못한 A씨가 직접 아예 건물을 다 뜯고 물 새는 배관을 찾은 것이다. 관할 구청은 하수도 누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예산이 없어 당장 수리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A씨의 철거 공사로 인해 누수가 생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 목숨을 걸면서 이 건물을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7년을 피해봤는데, 아직까지도 피해를 본다는 게 너무 짜증 나고 황당하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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