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실은 용산 사진 '오조 오억'장…이번엔 KTX 매거진 남혐 표현 논란

5조5억…머리는 비어있고 욕정만 가득하다, 남성 비하 뜻

KTX매거진 12월호 '2023 매거진 사전'에 편집자가 지면관계상 싣지 못한 사진을 설명하면서 남혐용어로 알려진 '5조5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KTX 매거진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코레일에서 매달 발행해 객석에 비치하는 'KTX 매거진' 12월호에 남성혐오 표현이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2월호의 '2023 매거진 사전' 중 편집자가 '지면 관계상 못 실은 사진'을 설명하면서 "옛 철도병원, 현 용산역사박물관의 고색창연한 창밖으로 고층 건물이 보여요. 용산의 어제와 오늘을 압축한 한 장. 이 외에도 좋은데 못 실은 사진이 5조 5억 장입니다"라고 헸다.

오조오억은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을 비하할 때 쓰이는 대표적 남혐 단어로 '머리는 비어있고 욕정만 가득찬 존재'라는 뜻을 안고 있다.

오조오억은 2018년 혜화역 시위 때 처음 등장했다.

일부 페미니즘 단체들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오조오억번이나 되지만 여성이 남성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한 번뿐인데 언론이 지나치게 이슈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집게손가락'과 더불어 대표적 남혐 단어로 등장했다.

이후 오조오억은 일생 동안 남성이 쏟아내는 정자수를 말한다는 등의 해석도 추가됐다.

2018년 '비락식혜 스틱'을 출시한 팔도 측이 '오조오억배 가벼움! 지구 끝까지 들고가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했다고 논란이 휘말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식 인스타 계정에서도 "영우에 울고 웃는 영우맘 오조오억명'이라는 홍보문구가 등장했다가 곧장 사라졌다.

지난 2월엔 '나는 솔로 12기'의 옥순이 "당신과의 추억, 오조오억만장"이라고 했다가 글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다.

코레일측은 '오조오억'과 관련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난감해 한 뒤 12월호 PDF파일에서 관련 부분을 내렸다.

한편 최근 게임업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여성형 캐릭터 '엔젤릭버스터'(엔버)가 남성을 비하하는 '집게손가락' 모양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많은 인력을 동원해 이를 지우는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집게 손가락'은 대표적 남혐 커뮤니티였던 '메갈리아'(2017년 폐쇄)가 한국 남성 성기가 작다고 조롱하는 의미에서 사용한 뒤 남혐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