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아 경위 "갑질 피해자인 나를 감찰하고 징계추진…괘씸죄에 걸린 듯"

질문지 30장 3일내 작성 요구, 못하면 '비위' 인정 간주

지난 4월 서울 성동경찰서의 한 파출소장(오른쪽)이 근무시간 중 '회장님 호출'이라며 박인아(왼쪽) 경위를 불러 지역 유지와 사진을 찍게 해 논란을 빚었다. (KBS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서울 경찰청이 부하여경에게 80대 지역 유지 접대를 요구한 파출소장에 대해선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내린 반면 피해 여경에겐 감찰에 이어 징계를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른바 '파출소장 갑질'피해자인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박인아(43) 경위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울청의 징계 움직임에 대해 "괘씸죄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생방송에 나온 경위에 대해 박 경위는 "파출소장 갑질을 신고하고 보호를 요청했지만 2차 가해만 당하다가 결국 파출소장과 동일한 징계 대상자가 됐다"며 "제가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두려움이 있어 국민 여러분들한테 도움을 받고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올 연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파출소장 A경감은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받아 정직, 강등 등의 불이익이 없다고 지적한 박 경위는 "현재 검찰에서 파출소장의 갑질,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A경감이 박 경위에게 역진정을 했던 부분도 무고혐의로 검찰이 살피고 있다고 했다.

박 경위는 자신의 징계움직임에 대해 "A경감이 7월 15일 저한테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내고 다음날 (서울청에 낸 감찰 진정을) 취하했지만 서울청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에 대한 감찰 조사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감찰 사유 10가지와 관련해선 "거의 대부분이 파출소장의 지시로 했던 일들이다"며 "예를 들면 파출소장과 동행하면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사복을 입었던 점, 파출소장 본인이 다 결제한 초과 수당을 부정 수령했다는 부분 등이다"고 했다.

A경감이 감찰 진정을 취하했음에도 서울청이 살피는 까닭에 대해선 "행정안전부 법령 해설집에 '취하된 민원이라도 불법이 인지되면 조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는 것을 근거로 했다고 하더라"며 "제가 불법 사실이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A경감이) 역진정이고 음해인데 아마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닌가, 억울하다"고 불편해 했다.

아울러 "징계위 회부를 하면 저한테 진술을 할 수 있는 변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10월 30일 30장에 달하는 110문항의 문서를 주고 '3일 안에 작성, 11월 2일 18시까지 서울청에 도착하도록 해라'고 하더라"며 "그걸 지키지 않으면 조사 없이 비위를 인정하겠다고 통보가 았다"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비위가 인정돼 징계위에 회부가 됐기에 징계위에 가서 소명을 하라고 하더라"며 "징계위 회부 결정이 나면 30일 이내에 징계위원회가 열리는데 그때 출석, 소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리를 같이한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의 위원장은 "괘씸죄가 맞다"며 "경찰 내부의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내부에서 해결해야 되는데 밖에 나가서 우리 경찰의 명예를 실추했다, 이런 개념이 좀 강한 것 같다"고 서울청 조치를 비판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