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아이 키 만한 쓰레기봉투만 40개…무단 투기에 한강공원 '몸살'
장마·폭염 끝나자 늘어난 한강공원 나들이객…쓰레기도 급증
쓰레기통 부족에 일부 시민 불만, 10월 잇단 행사에 대란 우려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10시간째 근무하면서 75L짜리 쓰레기봉투 40개 넘게 담았어요. 어째 매주 한강공원에 올 때마다 더 늘어나는 것 같네요"
지난달 24일 밤 10시. 반포 한강공원에서 만난 미화원 박모씨는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미 그의 트럭엔 쓰레기봉투가 빼곡하게 실려 있었다. 미화원 수십명이 투입돼 트럭에 옮겨 담기 시작한 쓰레기는 금세 사람 키보다 높아졌다. 박모씨는 "다음주에도 또 이만큼 쌓일 것"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가을과 함께 나들이객이 늘어나면서 한강공원에 무단으로 버려지는 쓰레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집에 있던 시민들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너도나도 나들이에 나서면서 덩달아 쓰레기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한강공원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총 354톤으로 집계됐다. 7월 324톤에 비해 30톤 증가했다.
9월 들어서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폭염이 끝나고 완연한 가을 날씨에 긴 추석 연휴까지 더해지자 한강공원을 찾는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강공원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310톤이었는데, 9월에는 611톤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저녁 8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 한강공원엔 시민들로 가득했다. 한강공원 입구에 가득한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배달을 시키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그냥 자리에 놓고 가거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봉투 하나에 쓰레기를 욱여넣기도 했다.
늘어난 이용객만큼 한강공원에도 쓰레기통이 여러 개 비치돼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이 먹은 음식과 푸드트럭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로 악취도 심각했다.
벤치와 바닥엔 음료수가 엎질러져 있기도 했다. 먹고 남긴 음식물 근처에는 벌레도 꼬여 있었다.
반포 잠원동 주민인 강모씨는 "주말마다 공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일부러 행사 시간 이후에 운동하러 나온다"면서 "새벽쯤 오면 쓰레기가 어느 정도 치워져 있긴 해도 냄새가 너무 나서 난감한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투기하는 일부 시민 중에선 "버릴 곳이 없다"며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한강에서 만난 20대 남성은 "쓰레기를 어디에다 버려야 하냐. 다른 데는 이미 다 차있다"며 이미 가득 차있는 쓰레기통 옆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고 자리를 떴다.
한강공원에 무단 투기되는 쓰레기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중순부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불꽃 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와 야시장이 열릴 예정이어서다. 서울시가 푸드트럭 음식 다회용기 대여 및 플로깅 사업 등을 진행하며 쓰레기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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