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9여단 병사 사망 사건, 부적절 인사·부대 방치로 인한 인재"

돌연사 아닌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치사량 검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인천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이 상병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이 상병의 유가족이 발언하고 있다. 임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상병이 부적절한 인사 조치와 선임의 폭언, 부대의 방치 속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면서 막을 수 있었던 인재이며, 군에서 유가족이 갖고 있는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3.6.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인천의 군 부대에서 잠자던 병사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돌연사가 아닌 부적절한 인사 조치 및 부대의 방치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나왔다.

8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사망한 이 모 상병은 돌연사한 것이 아닌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급성약물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이 상병은 전입 초기부터 부대 문제로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간부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 상병은 지난 4월1일 오후 3시20분쯤 인천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생활관 1층 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숨졌다. 이 상병은 이날 오전 부모님과 면회를 하고 오후 1시20분쯤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상병은 이날 오후 2시18분쯤 화장실에서 약물 및 에너지음료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경련 및 심정지 상태에 이른 것을 다른 병사들이 발견해 응급처치 후 민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검출된 약물의 양이 치사량이었다"며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 측은 부대가 이 상병의 보직을 수송병에서 행정병으로 변경한 것 때문에 이 상병이 선임병들로부터 폭언 및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행정병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행정보급관 등 간부가 해야 할 일까지 이 상병에게 떠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이 상병이 지난 2월 팔목, 발목 문제로 혹한기 훈련 산악행군에 참여하지 않은 뒤, 극단선택 및 자해까지 시도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대는 면담일지를 소급작성하는 등 허위로 면담일지를 꾸몄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가족은 "몇시간 전 함께 고기를 구워먹고 이틀 후에 휴가를 나온다며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나눴는데, 부대 복귀 후 서너 시간만에 아들이 죽음으로 우리를 맞이했다"며 "아들(이 상병)이 자대배치 변경을 신청했지만 다른 부대로 가면 더 힘든 일이 많을 거라고 두려움에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 상병의 죽음은 명백한 인재로, 자해시도라는 극단적 형태로 이를 인지했음에도 방치에 가깝게 관리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군사경찰이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데, 빠른 조사를 통해 형사입건 및 징계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육군 측은 이 상병 사건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달 19일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중간 수사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미흡한 부대관리와 일부 부대원의 부적절 언행 등이 식별돼 관계자들을 법과 규정에 의거해 처리하겠다고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육군은 유족이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한점 의혹 없도록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최종 수사결과설명회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유족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