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밖에 안 한 여친 정체, 유부녀였다…남편이 위자료 3천만원 청구"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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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두 달 만난 여자친구가 별거 중인 유부녀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별을 고하러 만났다가 위자료 배상 처지에 놓인 파일럿의 사연이 전해졌다.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여자친구가 유부녀인 줄 모르고 만났다"는 외항사 파일럿 A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A씨는 "업무 특성상 주로 외국에 머무는데 잠시 한국에 들어와서 지인 모임에 참석했다가 한 여자를 소개받고, 서로 호감을 느끼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운을 뗐다. 한국에 있는 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 A씨는 여자친구와 2주에 한 번 데이트했고, 스킨십 진도도 손잡기나 가벼운 키스 정도였다.

그렇게 두 달을 교제한 A씨는 어느 날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해당 남성은 A씨 여자친구의 남편이라고 주장, "당장 헤어지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자친구는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서 별거 중인데 협의이혼 하기로 했다"고 실토했다.

결국 A씨는 유부녀인 여자친구와 만날 수 없다고 판단해 호텔 라운지에서 만나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주일 후, 여자친구의 남편으로부터 위자료 청구 소장이 날아왔다. 소장에는 A씨가 여자친구와 마지막으로 대화하기 위해 만났던 날, 호텔 로비에 함께 있는 CCTV 화면이 첨부돼있었다.

남성은 A씨에게 "유부녀라는 것을 알렸고, 헤어지라고 경고했는데도 같이 호텔에 드나들었다"면서 위자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A씨는 "맹세컨대 저는 그녀와 아무 일도 없었고, 깊은 관계도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들은 류현주 변호사는 "법적 배우자에 대해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는 부정행위가 되려면, 상대방이 혼인했다는 사실을 알고 법적인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교제했어야 한다"며 "유부녀라는 사실을 A씨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위자료 지급 책임을 피하려면 여자친구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눈치챌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며 "호텔에서 여자친구와 방을 잡아 투숙한 것이 아니고 라운지에서 대화만 나눴다는 것을 소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판례에서는 반드시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간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모든 관례를 폭넓게 부정행위로 보고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 액수를 결정할 때는 교제 기간과 부정행위의 태양에 따라서 사안별로 다르게 판단한다"며 "A씨의 경우 교제 기간이 2개월로 비교적 짧고, 만남 횟수도 많지 않고,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잘 소명한다면 위자료를 1000만원 이하로 많이 감액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