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크루즈' 직접 타보니…서울링·소각장 보고 한강갑문 통과하고
여의도 한강공원 신규선착장 조성…'서해뱃길' 유람선 연150회 운항 시작
수변경관·랜드마크 등 볼거리 많아…긴 운항 시간에 추가 콘텐츠는 필요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6년 개항 예정인 국제여객선터미널 서울항의 조성에 앞서 한강~경인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해 여의도한강공원에 신규 선착장을 조성한다.
선착장 완공 후 한강~경인아라뱃길 구간에 연간 150회 유람선을 운행한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2026년 서울항 완공 후에는 인천·제주도를 넘어 외국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해상 관광 루트를 조성할 방침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여의도 한강공원에 선착장을 조성한다. 선착장은 1000톤급 이하 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구조로, 2026년 완공 계획인 서울항에 앞서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시는 선착장이 완공되면 한강~경인아라뱃길 정기 운항 노선을 연간 150회 운행할 계획이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거쳐 아라'인천'여객터미널에 이르는 코스다.
기존에 운행되던 아라뱃길은 김포시 부근 행주대교부터 인천까지를 잇는 항로로 '서해'에만 국한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등이 있었다. 이번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안과 서울 도심을 잇는 '서해뱃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돼 수도권 수상 물류·관광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특히 한강 내 1000톤급 여객선 정박이 가능해지는 만큼 수상·육상 연계관광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배를 타고 한강을 유람하다가 육지에 정박한 뒤 배에 실었던 자전거, 전동 스쿠터로 육지를 관광하는 식이다.
시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이뤄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이미 민간 선사를 선정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운영을 해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한강이 잘 이용되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원래 그런 DNA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백제 근초고왕 때부터 한강이 서해의 관문 역할을 하고 중국 사신이 드나들었던 것처럼 한강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지난 6일 직접 타본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은 아라뱃길 수변부의 자연경관이 잘 정돈돼 있어 유람선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수변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에는 봄을 맞아 만개한 벚꽃나무를 비롯해 수목이 우거져 있었다.
한강과 아라뱃길을 이어주는 한강갑문을 통과한 것도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생경한 경험이었다. 한강갑문은 홍수 시 한강물의 유입을 막고 배의 진출입 시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해상 게이트다. 배를 두 개의 문 사이 갑실에 격리한 후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수위조절은 수위가 일정한 아라뱃길과 달리 한강 수위가 조수간만에 따라 기복이 있어 필요한 과정이다. 수위차는 평균 2m 이내이며 배는 갑실에 15분가량 머무른다.
이날 유람선은 한강에서 경인 방향으로 진출하는 길에 한강갑문을 지났다. 유람선은 첫번째 게이트를 통과해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의 수위차 약 1m가 조정되는 동안 갑실에 머물렀다.
한강의 수위가 더 높았던 이날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유람선이 떠 있는 수면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위 조정이 끝나자 출구 쪽 게이트가 열렸고 수상 한 가운데 좁은 콘크리트 구조물에 갇혀 있던 배는 다시 넓은 물길로 나아갔다.
높이 45m, 하부 폭 150m에 이르는 국내 최대 인공폭포 '아라폭포'도 아라뱃길에서 볼 수 있다. 이날도 유람선이 지나는 동안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아라폭포에서는 세찬 물줄기가 떨어졌다.
이날 유람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향후 세계 최대 '반지 모양'의 대관람차 '서울링'과 '지역 명소화'가 추진되고 있는 '마포 소각장'도 뱃길 수변부에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마포에 위치할 소각장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해 지역 명소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여러 볼거리·즐길거리가 마련돼 있어 관광객이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을 체험할 동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으로 가득한 고속도로나 대중교통과 달리 여유롭게 물 위의 분위기를 즐기며 서울~인천을 오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2시간여의 운항 시간이 짧지 않은 만큼 향후 사업화 단계에서 유람선 자체 콘텐츠 확보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26년 서울항이 조성되면 1000톤급을 넘어 5000톤급 크루즈를 '서해뱃길'에 다니게 할 계획이다. 서해에서 출발한 대형 크루즈가 한강에 정박하고 서울 명소방문 일정을 운영하거나 한강에서 제주항까지 대형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어 2028년까지 서울항을 국제항으로 조성한다. 국제항이 조성되면 관광객은 인천 세관을 거칠 필요 없이 수상으로 세관·출입국·검역을 해결할 수 있다.
시는 다음달 안에 서울항 등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시행할 방침이다.
이호진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부장은 "환경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한강의 이용을 위한 보전, 보전을 위한 이용'이라는 모토 아래 자연성 보존 범위 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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