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차없는 거리' 해제 첫 주말…"상권 활성화" vs "거리문화 축소"
지난 9일부터 '차없는 거리' 해제…전일 차량 통행 가능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권이 완전히 죽었는데 이제 좀 안심된다."
"주말에는 버스킹(길거리 공연) 구경하면서 다니는 재미가 있었는데 아쉽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가 8년 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차 없는 거리 종료 후 첫 주말인 15일 <뉴스1>이 만난 인근 상인들은 신촌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학생들은 거리문화가 축소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연세로 차 없는 거리'는 연세대 앞~신촌오거리 500m 구간으로 지난 2014년 서울시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돼 평일에는 버스 같은 대중교통만 통행할 수 있었고 주말에는 모든 차량이 다닐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9일 오후 10시부터 차 없는 거리가 해제됐다. 이제는 주말에도 버스가 다니게 되고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 차량도 이용할 수 있다.
서대문구는 택시 등 일반 차량도 오갈 수 있게 하려고 대중교통 전용지구 해제도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다.
이날 오전 방문한 연세로에는 차 없는 거리 운영 종료를 안내하는 현수막과 안내문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아직 '차 없는 거리' 종료가 익숙지 않아 차로를 걷다 버스 경적에 놀라는 시민들도 있었다. 무단횡단을 하려다 황급히 인도로 돌아가는 위험한 순간도 곳곳에 보였다.
상인들은 '차 없는 거리' 해제를 반겼다. 신촌에서 28년간 고기 전문점을 운영했다는 윤모씨(71)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건물 하나가 통째로 비어있을 정도로 신촌 상권이 죽었었다"며 "차 없는 거리가 폐지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올 것 같다"고 반색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차 없는 거리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반대해왔다"며 "홍대 같은 곳은 차도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어서 사람이 끊이지 않는데 신촌은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상권 활성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연세로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4)는 "신촌에는 주차 자리도 마땅치 않고 걸어 다니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며 "차가 더 많아지면 복잡해져서 이곳에 오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반면, 인근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차 없는 거리 해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총학생회로 이뤄진 '신촌지역 대학생 공동행동'은 지난달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로에 차량 통행이 허용되면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문화중심지라는 연세로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며 대중교통 전용지구 해제에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연세대 재학생 조모씨(23)는 "주말에도 연세로에서 버스를 탈 수 있어서 편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신촌에는 버스킹 공연이나 축제를 보는 맛에 오기도 하는데 차가 다니면 다 사라질 것 같아서 아쉽다"고 우려했다.
마포구 주민 구모씨(29)는 "인근 대학가 학생들이 술자리 등 모임을 할 수 있는 곳이 신촌에 모여있는데 차량 통행이 재개되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홍대 앞 거리처럼 신촌도 많이 막히는데 차가 더 많아지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에서 회사에 다니는 김모씨(31)는 "현재도 상권이 활발하다고 생각하는데 차 없는 거리를 해제한다고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며 "오히려 연세로에 버스킹 같은 행사를 보러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게 없어지면 방문객이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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