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지러진다? 애한테 자X는 좀' 변태 취급"…2030문해력 논란 계속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오는 9월 8일 세계 문해의 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문해력 관련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2020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문해력은 다른 연령층보다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심심한 사과'에 쓰인 '심심'(甚深)하다는 단어가 동음이의어로 잘못 해석되면서 어휘력을 비롯해 문해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자신이 겪은 문해력 사태를 공유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누리꾼 A씨는"대화하다가 '자지러진다'는 표현을 썼는데, 상대방이 '아무리 그래도 애한테 자X는 좀'이러면서 변태 취급받았던 게 너무 어이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상대방은 대학도 나온 사람이다. 거짓말 같지만 정말 실화다. 그 사람 빼고 거기 있던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눈빛 주고받으며 아무도 뭐라 말을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드립이었다고 해도, 여러 사람 있는 밖에서 굳이 저런 드립을 했어야 하냐. 말 꺼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빨'이라는 단어는 짐승에게만 쓰는 거고, 사람에게는 쓰면 안 된다는 것처럼 어원을 따지고 들자는 게 아니지 않냐"며 "보편적으로 쓰이는 단어고, 검색하면 다 나오는 거고, 모른다고 무시하는 것도 아닌데 왜 쉬운 단어 안 쓰냐고 버럭 하면 정말 없어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금일', '사흘', '병역', '가제' 등 한자어나 동음이의어 단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조롱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SNS에서는 "금일 명징하게 직조한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사흘간 무운을 빈다"는 식으로 한자어 글짓기 놀이도 생겨났다.
실질적 문맹 논란이 대두하면서 OECD 조사도 눈길을 끌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읽은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은 무려 75%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한자 교육 부재와 독서 부족, 스마트 기기 확산, 온라인 학습의 증가 등으로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행된 정부 조사 결과는 반대였다. 2030 문해력이 전체 국민 연령대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측정했을 때 20대와 30대 국민 95%가 최상위권 문해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20년 10월12일부터 2021년 1월29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1만429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조사를 실시했다.
문해력 수준을 1부터 4까지 나눈 결과, 20대와 30대의 95.3%가 모두 최고 등급 수준인 '4' 그룹에 들었다. '수준4 이상'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문해력을 갖춘 수준으로, 2030 세대가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문해력 논란을 두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나 일부는 "모른다고 조롱하지 말자", "과도한 한자어 사용이 문제" 등 언어가 변화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화평론가이자 변호사 정지우씨는 소통 중 말실수나 말꼬리를 잡아서 비난하는 문화가 문제라고 봤다.
정씨는 "내가 모르는 단어를 누군가 쓰더라도 특정 맥락 안에서 어련히 적절한 이야기를 했겠거니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소통에서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소통에서 신뢰가 사라지면 모든 단어 하나하나가 '악의적 오독'의 전쟁이 된다. 당신의 마음을 믿을 수 없으므로 믿을 수 있는 건 눈앞에 있는 단어 하나밖에 없다. 우리 시대의 거대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말실수 기다리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사업가든 누구든 단어 하나 실수하기를 기다려서 득달같이 달려들어 저격하고 악플다는 현상은 이제 매우 보편적"이라며 "유튜브 등에 흥행하는 '저격 문화'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타인들의 어휘에 집착하는지 더욱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해왔던 모든 말들을 수집해서 앞뒤가 맞는지 아닌지 분석한다. 나아가 어떤 말실수를 포착하는 순간 드디어 비열한 '진심'이 나타났다면서 악마화하기 시작한다. 그 어떤 사람도 결코 완벽한 언술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무시된다"며 이런 문화를 되돌아보자고 강조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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