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500만원→50만원…대학생도 MZ직장인도 '코인 비명'
한국산 코인 '루나' 하루새 95% 급락에 계좌 깡통 속출
"공부하고 돈 넣었는데…" 빚투 많은 2030 투자자 충격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잡코인(부실한 알트코인)도 아닌데 하루만에 90%가 떨어지다니요"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씨(25)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마련한 여유자금 약 500만원으로 한국산 암호화폐인 루나에 투자했다. 잡코인에 투자하다가 손해 본 기억이 많아 안전하고 전망도 밝다는 루나에 올인했다. 그러나 슬금슬금 떨어지던 루나는 지난 11일 90%에 가깝게 폭락하면서 최씨의 계좌엔 단 50만원도 남지 않았다.
직장인 A씨(29)도 루나와 이외 알트코인에 30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 지난해 꽤 많은 수익을 얻었던 만큼 이번에도 2배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고 집을 사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중간에 잠에서 깨는 일도 많았다. A씨의 손실률은 50%에 달했다.
주식시장 폭락에 이어 암호화폐 시장도 주저앉으면서 투자자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2030세대는 부동산 등 기존 투자처보다 진입 문턱이 낮은 암호화폐에서 '대박'을 노리며 투자 열풍에 뛰어든 경우가 많아 이들의 충격이 더 크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12일 오전 11시 기준 암호화폐 루나는 전날대비 93.6%가량 급락한 86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하루만에 90% 이상 떨어지는 종목이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루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0위권에 들어 비교적 검증된 암호화폐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충격이 더 크다.
최씨는 "사전에 공부를 충분히 하고 안전한 코인을 선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니 허탈하다"며 "시총 10위권이라는 종목도 이렇게 되니 비트코인이라고 해서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테라 충격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선이 무너졌다.
암호화폐에 투자한 지 2년이 됐다는 대학생 이모씨(23)도 비트코인에 투자했지만, 손실률이 40%에 육박한다. 이씨는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가장 안전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그만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세계 증시 역시 휘청거리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직장인들도 많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8% 내린 2569.50에 출발했다. 5월 들어 8거래일 연속 하락 출발이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역시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해외주식과 국내주식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는 직장인 한모씨는 "애플, 테슬라 등 누가 들어도 알 만한 글로벌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는데 테마주처럼 매일 떨어지기만 한다"면서 "새벽에 눈떠서 실망하고, 우리나라 장이 시작되면 또 우울해지고 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난해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가담한 직장인들의 경우 최근 금리까지 오르자 투자를 중단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직장인 정모씨(38)는 "지난해 마이너스통장으로 주식을 시작해서 쏠쏠한 수익을 거뒀는데 올해는 손해가 갈수록 커진다"며 "지난해 2%대에 받은 금리도 이제 4%까지 올라가 지금이라도 손절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하락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결정적이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인 주식과 암호화폐에서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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