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용산 집무실로 대거 이전"…관람 인파에 청와대 상권 '활짝'

청와대 앞 5년 1인 시위자도 용산 집무실 주변으로 옮겨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앞에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성 소수자 단체가 서울 용산결찰서장을 상대로 낸 윤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 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2022.5.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박재하 기자 = 대통령 취임식 이후 사실상 첫 업무가 시작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주변에는 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경찰과 경호인력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뉴스1이 이날 찾은 대통령실 청사 인근 삼각지 일대에는 1개 차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경찰버스와 2명씩 짝을 지어 무전기를 들고 다니는 경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통령실 이전 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으로, 경광봉을 들고 있는 사복경찰이 20m 간격으로 청사 정문은 물론 맞은편 인도에서도 경호경계를 하고 있었다.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짐에 따라 집회·시위도 잇따랐다. 청와대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통의동~광화문 일대의 집회가 용산 일대로 대거 옮겨왔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 집무실 인근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합의이행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집회가 끝난 뒤 오전 10시30분에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가 '국가가 방치한 코로나 정리해고 2년'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집회를 이어갔다.

오후에도 집회·시위는 이어졌다. 진보당이 오후 2시 윤석열 정부의 원전중심·전력민영화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주민모임·동자동사랑방·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2022홈리스주거팀 등 시민단체도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의 흔들림없는 추진을 요구한다"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청와대에서 용산 집무실 앞으로 자리를 옮긴 1인시위자들도 눈에 띄었다.

청와대 앞에서 5년 동안 1인 시위하다가 용산으로 옮긴 우순자씨(79·여)는 "대포통장 사기 피해를 당했는데,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아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우씨 외에도 청와대 앞에서 노숙 시위하다 온 1인시위자들도 여럿 있었다.

반면 청와대 앞에는 집회·시위가 줄어들고, 관광객들로 붐볐다. 용산 집무실 이전과 함께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됐고, 북악산 등산로도 개방되며 평일임에도 수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청와대 인근을 지키던 경찰과 경호원들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종교 관련 시위자가 1명 있었으나, 그 외에는 축제 준비를 위한 관계자들과 중장년층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은 시위자에게 "용산가서 하세요" 라며 불만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늘자 주변 상권들도 생기가 돌고 있다. 당초 청와대 인력이 빠지면서 상권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파에 효자동·통의동 식당·카페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아직 1주일도 채 안된 시점이긴 하지만 이번달 늘어날 매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복궁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하는 A씨는 "골목골목까지 평일에는 볼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오니까 손님들도 확실히 늘었다. 개방한지 이틀밖에 안돼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있을 것 같아, 더 지켜는 봐야 한다"며 "물론 코로나때 생각하면 이정도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 행사 이틀째인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2.5.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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