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감히 하악질"…길냥이로 모자라 분양받아 또 끔찍한 짓

여러 차례 벽에 내리치는 모습 CCTV에 그대로
다음날 분양받은 고양이 마저도…징역 4월 실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19년 6월26일 여름 첫 장맛비가 내리던 날. 새 주인 품에 안겨 집으로 향한 고양이는 저녁에 맞이할 끔찍한 운명을 예상하지 못했다. 주인이 바로 전날 밤 다른 고양이를 잔혹하게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도.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던 김모씨(당시 50)는 2019년 6월25일 새벽이슬이 걷히지 않은 한 주택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곗바늘은 오전 4시30분을 지나고 있었다.

길을 걷던 김씨 눈에 동네에서 애교 많기로 소문난 고양이 '시컴스' 모습이 들어왔다. 김씨는 시컴스에게 다가갔다. 시컴스를 쓰다듬는 순간 시컴스가 하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허벅지를 깨물었다.

김씨는 화를 참지 못했다. 김씨는 시컴스 뒷목을 잡아 바닥에 내던졌다. 꼬리를 잡고 무릎 높이 돌벽에 시컴스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장면은 동네 미용실 앞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씨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시컴스를 죽인 바로 다음 날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오후 8시쯤 자신의 집에 있던 김씨는 분양받은 고양이 머리를 여러 차례 주먹으로 내리쳐 죽음에 이르게 했다. 고양이가 물과 먹이를 잘 먹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고양이가 자신에게 반항하자 화가 났다고 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재물손괴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4월을 선고했다. 동물학대 사건에 실형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첫 범행 당시 고양이가 달려드는 모습이 두려워 순간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김씨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바로 다음 날 고양이를 분양받는 등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그날 그 고양이마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보면 순간적인 실수라는 그의 변소를 믿기 어렵다"며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고인에게서 생명존중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법정에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과 10여년 전 소액 벌금형 처벌 전력만 1회 있는 점을 참작해 형을 결정했다. 김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