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불청객' 벌·뱀·진드기 물렸을 때 올바른 대처법
벌독 알레르기 있는 경우 15분 내 사망 위험
잠복기 있는 진드기 감염병, 몸살·감기 오인 가능성 높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추석 연휴 고향집 방문길에 벌초하거나 성묘, 부모님의 농삿일을 돕는 일이 종종 있다. 이 경우 매년 벌에 쏘이거나 뱀이나 진드기에 물리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벌에 쏘여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6만 6000여 명에 달하는데 이 중 25% 이상이 추석이나 추수철인 9월에 발생했다.
진드기들이 일으키는 쯔쯔가무시병이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잠복기 때문에 가볍게 여겼다가 응고장애나 신부전증 등 큰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뱀이나 벌, 진드기에 물리지 않거나 물렸어도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벌에 쏘였을 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국내 공식적인 보고는 없지만 벌에 쏘이면 뱀에 물린 것보다 사망률이 5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뱀에 물리면 수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위험한 증상이 진행되지만 벌독에 쏘이면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15분내에 사망할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이 남아 있는 경우 플라스틱 카드(신용카드) 등으로 밀어서 빠지게 해야 한다. 쏘인 부위를 손으로 짜거나 핀셋 등으로 벌침을 직접 집으면 덧나거나 독이 혈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쏘인 자리가 아프고 붓는 국소반응이면 얼음찜질을 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좋다.
하지만 저혈압, 의식불명, 발작, 호흡곤란, 복통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알레르기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아나필락시스(중증의 전신 알레르기 반응) 발생할 확률이 3~5배 높아 이들은 증상이 없어도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벌쏘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향수, 화장품, 밝은 원색 계열의 옷은 벌을 끌어들일 수 있어 입지 않고 긴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입는다. 바람에 팔랑거리는 옷이나 금색 계열 장신구도 피한다. 벌이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벌이 놀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조심스럽게 피하고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 뱀에 물렸을 때
가을철은 뱀의 독이 가장 올라있을 시기다. 또 우리나라 산야에는 살모사류 독사가 많이 서식하는 편이다.
뱀에 물렸을 때는 물린 사람이 흥분하거나 움직이면 독이 더 빨리 퍼질 수 있어 자리에 눕히고 안정시켜야 한다. 독의 확산을 막으려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고, 환자에게 먹거나 마실 것을 주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
뱀에 물린 부위는 미지근한 물이나 식염수로 씻는 것이 좋다. 얼음이나 찬물, 알코올은 뱀의 독을 더욱 쉽게 퍼지게 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그후 물린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나뭇가지 등으로 고정하고 119로 도움을 요청한다.
만약 119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물린 부위로부터 심장 쪽으로 5~7cm 되는 부위를 3~5cm 폭의 천으로 묶는다. 단, 손목이나 발목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천을 꽉 조인 다음 조금씩 풀어주면서 맥박이 강하게 만져지는 순간에 천을 고정해야 한다.
간혹 뱀에 물린 부위를 째고 입으로 독을 빨아내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절개를 잘못해 동맥이 손상되면 다량 출혈이 유발될 수 있다. 또 구강 내에 상처가 있거나 발치한 사람이 상처 부위를 흡입하면 독이 구조자의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뱀에 물리는 것을 예방을 위해선 잡초나 풀이 많은 곳을 긴 막대기로 미리 헤집으면서 뱀이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한 후 길을 가는 것이 좋다. 또 굽이 두꺼운 등산화를 착용하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
잠복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가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진드기 감염병들도 추석 기간에 조심해야 할 병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병은 잠복기가 각각 6~14일, 6~21일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도 몸살감기인 줄 알고 가볍게 생각하다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SFTS는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가 사람에게 전파한다. 이는 감염자의 혈액 및 체액 접촉으로도 걸릴 수 있다.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신종전염병으로, 국내 사망자 수는 △2016년 19명 △2017년 54명 △2018년 46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야외활동 약 1주일 후인 감염 초기에 40도가 넘는 열과 두통 및 근육통,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이 나타났을 시 진드기 감염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병은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증상이 발생하면 치료를 시작한다.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심한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으며, 신장 기능과 다발성 장기기능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집쥐, 들쥐, 들새, 야생 설치류 등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잠복기는 약 6~21일 정도로, 대개 10~12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사망자 수는 △2014년 13명 △2015년 11명 △2016년 13명 △2017년 18명 △2018년 5명으로 보고됐다.
40도 이상의 발열, 오한, 림프샘 비대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발열 후 약 1주일이 지나면 원형이나 타원형의 발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딱지가 남는다.
쯔쯔가무시병은 대부분 항생제를 투여하면 수일 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는 합병증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다발성 장기부전, 패혈성 쇼크, 중추신경계 질환 등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산 등에서 활동할 때 장화나 운동화를 신고 긴 바지, 긴 소매 옷을 입는다. 풀밭이나 땅바닥에는 가급적 앉지 않는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진드기를 무리하게 제거하면 안 된다. 진드기 일부가 피부에 남아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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