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쉬운 우리말]⑧ 어려운 ‘레임덕’보다 ‘권력누수’ 애용합시다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레임덕 → 권력누수(현상)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 등 지도자나 공직자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여기서 레임(lame)은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의’라는 뜻으로, 레임덕(lame duck)은 임기 만료를 앞둔 공직자의 통치력 저하를 기우뚱 기우뚱 걷는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해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권력누수현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레임덕은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결정이 늦어질 뿐 아니라 공조직 업무 능률을 저하시켜 국정 공백을 일으키는 등 나라 전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한 현상입니다.
레임덕 용어의 유래는 18세기 런던 증권시장에서 시작됐는데, 당시 이 말은 빚을 갚지 못해 시장에서 제명된 증권 거래원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장세를 황소(Bull)에, 내려가는 장세를 곰(Bear)에 비유하면서 채무 불이행 상태의 투자자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것입니다. 국립국어원 ‘다듬은 말’에 찾아보면 ‘레임덕’의 순화어는 ‘권력누수(현상)’로 나옵니다.
한편, 레임덕보다 더 심각한 권력공백현상을 뜻하는 용어로 ‘죽은 오리’라는 뜻을 가진 '데드 덕'(Dead Duck)이 있습니다. 이는 정치 생명이 끝난 사람, 가망 없는 인사 또는 실패했거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정책을 뜻합니다.
◇ 랜드마크 → 상징물, 대표건물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지형이나 시설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이 자연스럽게 랜드마크(land mark)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래 랜드마크의 의미는 탐험가나 여행자가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특정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든 표식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더욱 확대되어 건물, 조형물, 문화재, 지형 등과 같이 어떤 곳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의미를 가질 때 랜드마크라고 부릅니다. 최근의 랜드마크는 브랜드화되어 한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빅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도쿄의 도쿄타워,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등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입니다. 유명한 랜드마크에는 해마다 수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랜드마크’의 순화어는 ‘상징물, 대표건물’입니다.
◇ 매직넘버 → 승리 수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에 이르면 관련 기사의 제목에 ‘매직넘버(magic number)’라는 단어가 등장하곤 합니다. 매직넘버는 일정한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기를 치르며 거둔 최종성적을 집계해 우승팀을 가리는 프로 스포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 우승 확정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가를 표시하는 숫자이며, 그 시즌 경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카운트다운의 과정입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매직넘버란 ‘2위 팀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가정할 때, 1위 팀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시키기 위해 이겨야만 하는 경기의 수’를 의미합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11월 ‘매직넘버’의 순화어로 ‘승리 수’를 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직넘버’의 반대 개념으론 ‘트래직 넘버(tragic number)가 있습니다. '트래직 넘버'는 운동 경기나 선거 등에서 하위 팀의 최종 탈락을 결정하는 패수(敗數)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상위 팀이 남은 경기에서 전패하더라도 하위 팀이 순위를 뒤집거나 패배를 극복할 수 없는 패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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