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학교 우여곡절 끝 '첫발'… '주민 편의제공' 논란은 계속(종합)
서울 동부지역 첫 특수학교, 오는 2024년 9월 개교 목표
수영장·주차장·체육관 등 주민편의시설 함께 들어서
- 장지훈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정지형 기자 = 서울시교육청과 중랑구가 우여곡절 끝에 신내동 700번지 일대에 서울 동부지역(동대문·중랑구) 첫 특수학교인 '동진학교' 설립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 가운데 이번에도 특수학교 설립의 대가로 지역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성 합의'가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과 중랑구는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24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지적장애를 가진 유·초·중·고·전공과 학생 111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진학교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진학교는 연면적 1만2000m2(약 3600평) 규모로 설립되며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의 연령·단계별 교육을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부지역은 서울 11개 교육지원청의 관할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특수학교가 단 1곳도 들어서지 않아 장애 학생들이 인근 노원·광진구의 특수학교로 원거리 통학하는 불편함이 컸던 곳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과 중랑구는 지난 2012년에도 동진학교 설립 계획을 세워 부지 선정을 추진했으나 지역 주민의 반대가 커 난항을 겪었다. 신내동 700번지 일대로 학교 부지를 확정하기까지 꼬박 8년이 걸렸다.
신내동 313번지 일대에서 설립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발로 결국 무산된 이후 신내동 700번지 일대로 옮겨서도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동진학교 설립 계획은 주민편의시설을 갖춘 '복합화시설' 건립 계획이 수립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동진학교 인근 연면적 3550m2(약1074평) 부지에 세워질 예정인 복합화시설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공간에 수영장, 주차장, 카페, 커뮤니티 공간, 평생교육센터, 강당, 체육관 등 시설이 들어선다. 특수학교 학생과 함께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에 대해 "지역주민과 특수학교 학부모, 중랑구와 교육청이 손을 잡고 특수학교를 만든 '화합형 모델'이라며 "복합화시설 설립으로 지역주민들이 문화체육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 설립의 고유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특수학교를 설립하면서 편의시설을 함께 제공하고, 이를 '모범 사례'로 소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의 대가를 요구하는 일은 그간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강서구 서진학교는 학교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세워달라는 주민들의 요구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다.
지난해 9월 개교한 서울 서초구 염곡동 나래학교는 주민들의 ‘종(種) 상향’ 요구로 홍역을 치렀다. 염곡동 일대는 최대 2층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데, 4층까지 높일 수 있는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풀어 달라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018년 11월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종 상향은 (강서구 서진학교 논란 당시의) 한방병원보다 더 큰 요구일지도 모르지만, 주민들 모시고 시장님 만나 사정했다"며 "나쁜 선례가 돼 (주민들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특수학교가 오면 혜택도 따라온다'는 생각도 나쁘지 않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고 했다. 특수학교 설립 대가를 요구하는 관행에 문제가 없다는 듯한 취지의 발언이다.
이밖에 강원 동해 동해특수학교(가칭), 경남 창원 진해나래울학교 등의 설립 추진 과정에서도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마을발전기금 기탁 △주민 이주기금 지원 △토지보상금 지원 등을 요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도 "개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학교와 편의시설이 결합되는 방식에 대해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며 "서진학교도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노인이나 아동을 위한 편의시설을 결합해서 짓고 있고 나래학교도 주민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있다"고 말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도 "동진학교 사례가 새로운 모델은 아니며 이미 장애인 학교를 설립할 때 문화체육 관련 주민복합시설을 많이 건설해왔다"며 "장애인 학교를 지을 때는 주민의 동의와 협조에 의해서 지으며 설립 이후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시설을 이용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동진학교 설립을 위한 총 사업비는 모두 691억원으로 책정됐다. 토지 매입에 108억원, 개발제한구역보전 부담금 납부에 131억원, 학교 건축에 302억원이 들어간다. 복합화시설 건축에는 1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사업비의 22%에 달한다.
다만 복합화시설의 경우 지역주민도 이용하는 만큼 중랑구가 15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9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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