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0명…'대구봉쇄 발언'이 TK민심에 불 질렀나

TK 25곳 범보수 '싹쓸이'…여권 반감 표심으로 드러나
민주당, 당선 기대 어려운 대구서 최소 20%대 후반 득표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대구=뉴스1) 장도민 기자 =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등 보수정당(보수성향 무소속 포함)이 여전히 대구·경북(TK) 지역의 표를 '싹쓸이'했다. 여권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더라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와 일부 여권 관계자들의 TK봉쇄 조치 발언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 결과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 11곳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나머지 1곳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당선돼 사실상 통합당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통합당이 대구 전 지역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이후 8년 만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이 1석, 무소속에 3석을 내줬지만 이번 총선에서 바로 의석을 회복하며 '보수 텃밭'임을 재확인했다. 경북지역까지 합치면 총 25석을 모두 사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방역 실패, 여권 관계자의 대구봉쇄 발언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에선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강력한 외국인 입국통제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사회적 모임을 막지 않아 신천지 신도에 의한 대규모 감염 사태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지역에서 사태가 불길처럼 번지는 상황이었음에도 마스크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한 점을 질타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구 지역 시민단체는 정부가 코로나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동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의 행정력 활용을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는 중국 우한시처럼 출입을 봉쇄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그는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났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대구지역에선 통합당을 지지한 결과라기보다 '반감이 만든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 10~11일 시행된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23.5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대구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가장 큰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외출을 꺼린다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이전 선거에서도 사전투표보다 본투표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여온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0.13%였다.

이를 고려하면 대구의 표심이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 15일 본투표에서 대구는 전국 평균 66.2%보다 높은 67%로 7대 광역(특별)시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21대 총선은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번진 가운데 각국 정상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과 외신의 극찬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당초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 경기침체 장기화, 입국차단 미이행 등으로 코로나19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이런 요건들을 오히려 최대 호재로 작용했다. 효과는 민주당이 300석 중 60%에 달하는 180석을 단독 차지한 결과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대구만 보면 민주당 후보들은 사실상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임에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소 20%대 후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통합당 후보와의 득표율을 30%포인트대로 좁혔다.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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