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천막 방지' 화분 80개 설치…공화당 "상관없다" (종합)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설치 방지"…3m 간격 설치
공화당 "재설치에 상관없어…대응 방안 논의할 것"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개당 100만원 가량의 대형 화분이 3m 간격으로 설치되고 있다. 이날 작업에는 서울시 500명, 경찰 1,200명, 소방차 2대, 구급대 2대 등이 동원됐다. 2019.6.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던 천막을 28일 임시로 옮긴 가운데, 서울시는 30일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대형 나무 화분 80개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청와대에서 비무장지대(DMZ)로 출발한 이후 오후 2시쯤부터 공화당의 천막이 있던 자리에 조경용 수목이 심겨진 80개의 대형 화분을 가져다 놓았다. 작업은 오후 4시를 넘겨 완료됐다.

이번에 설치된 화분들은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좌우측으로 160m 구간에 3m 간격으로 설치됐다. 화분 높이는 3~4m에 이른다.

공화당이 트럼프 방한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광장을 비운 사이 대형화분이 천막이 있던 자리에 들어오면서 공화당이 예전처럼 천막을 설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분 설치 작업은 트럼프 방한 경호 목적으로 설치됐던 경찰 펜스가 철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작업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일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을 바라보면서 고함을 지르기는 했지만 물리적 마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울시는 공화당이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한 이후 운영하지 못했던 광장 분수도 전날(29일)부터 매시간(50분 가동·10분 휴식) 정상 가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천막을 다시 설치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날 작업을 위해 500여명의 서울시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경찰 병력 1200여명과 소방차·구급대도 이날 화분 설치 작업에 동원됐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개당 100만원 가량의 대형 화분이 3m 간격으로 설치되고 있다. 이날 작업에는 서울시 500명, 경찰 1,200명, 소방차 2대, 구급대 2대 등이 동원됐다. 2019.6.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시는 지난 25일 공화당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이후에도 광화문광장에 15개의 화분을 설치했던 바 있다.

공화당은 이후 이 같은 방침에 항의하며 천막을 즉시 다시 설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동맹 강화를 기본입장으로 가지고 있는 당으로서 (경찰에) 협조하기로 결정했다"며 28일 청계광장으로 천막을 옮겼다.

다만 당시 공화당 측은 '철거'가 아닌 '이동'이라고 강조했다. 인지연 공화당 대변인은 "언제든지 다시 광화문광장에 돌아올 수 있다"며 "아직 세부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문종 공화당 대표는 이날 서울시가 대형화분을 설치하는 동안 "화분을 설치한다고 해도 (천막 설치에) 상관은 없다"며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2017년 3월 탄핵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차양막 3개 동을 기습 설치한 뒤 농성을 벌여왔다.

지난 28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유엔(UN) 인권이사회에 긴급 제소하고,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박 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우리공화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30일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데, 오히려 우리공화당 측에서 고소·고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서울시는 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계광장으로 옮긴 농성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6.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kays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