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서울아산병원, 구조적 타살을 개인 문제로 호도"
"유가족에 사과하고 산재 인정해야…살인적 노동강도 개선을"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떠올릴 수가 없어요. 선욱이 이름만 들으면 눈물이 먼저 나와서 앞이 아무것도 안 보여요."
병원 내 '태움'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2월 설 연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박선욱 간호사의 이모 김윤주씨가 눈물을 쏟았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후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였다.
김씨는 "선욱이는 아마 자기를 문제 삼아서라도 다른 간호사들이 힘들지 않았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며 "선욱이의 억울함이 해결될 수 있도록 산재를 인정받고 신입교육이나 간호사 충원 같은 문제가 다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공대위)는 "서울아산병원은 구조적 타살을 개인의 문제로만 호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유가족에 사과하고 간호사의 살인적 노동강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대위는 익명의 전현직 간호사들이 보낸 메시지도 공개했다. 고 박선욱 간호사의 입사동기였다는 한 전직 간호사는 본인 역시 "14시간의 근무시간과 숨막히는 분위기 때문에 사직했다"며 "아산병원의 극심한 초과근무와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강도를 꼭 강조해달라"고 주장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3교대 간호사라고 밝힌 또다른 간호사는 "이 문제는 박 간호사 개인, 혹은 그 병동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간호사는 "간호사 개인의 책임은 막중해지고 할일은 많아졌지만 인원은 그대로"라며 "(서울아산병원은) 사회적 요구에 맞게 인력을 충원해 노동자 사이의 반목을 없애고 환자의 안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은 "얼마 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야간근무를 하다가 죽은 김영균님을 보면서 박선욱 간호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이윤을 위해 생명을 갈아넣는 공간에서 생명을 논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집회를 마친 공대위는 집회에 참가한 50여명과 함께 촛불과 피켓을 들고 서울 성내천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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