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상세내역 20년째 모른다"…상가 입주자의 호소
집합건물법 개정 간담회…관리 투명화 요구 봇물
박상기 "개정안에 반영"…박원순 "행정적 지원"
- 이헌일 기자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20년 동안 장사하면서 관리비 상세내역을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오피스텔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2~3배 비싸지만 서비스는 고시텔 수준이다."
집합건물법 개정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오피스텔, 상가 관리의 허점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관리비와 규약 등 운영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적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법무부는 16일 오후 서울하우징랩에서 '집합건물법 개정을 위한 현장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시민단체, 관련단체, 시장관리단, 주택관리사, 오피스텔 소유자, 상가 상인 등이 참석했다.
서울 한 복합쇼핑몰의 조합장은 "20년 동안 장사를 했지만 관리비 내역에 대해 고지서 한 장만 받았고 상세내역은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며 "위수탁계약을 통해 관리인이 5년씩 계약을 맺어 재연장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관리인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한 오피스텔의 관리위원장은 계약과는 달리 헬스장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건 같은 건물에 있는 아파트 입주민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9만~10만원이었던 관리비가 유명 서점이 입점한 뒤 단숨에 16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며 "오피스텔은 입주민을 위한 관리보다는 관리비를 뜯기 위한 관리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관리단을 결성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태근 변호사는 "아파트는 주택법 개정으로 월별로 관리비 상세내역이 공개된다"며 "그러나 집합건물은 공개를 청구해야 하는데다 불응하면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합건물에도 청구 시 공개가 아니라 공개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두 한국주택관리산업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소개하며 소유자들이 의결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150세대 미만 집합건물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만사항으로 입주민 98%가 '관리비를 어디에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꼽았다. 또 '공사내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도 70%가 선택했고 '관리단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집회에 참여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해본 적이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건물 관리에 참여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다는 결론이다.
박상기 장관은 "여러분 말씀을 잘 들었고 문제가 무엇인지 세밀한 부분까지 알게 됐다"며 "법무부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이런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다시 마련하도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법무부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집합건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집합건물은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고 소규모 집합건물도 일정 인원 이상의 소유자 및 세입자 요구가 있으면 회계감사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정 규모 이상 집합건물의 관리인에게 관리비 등 금전사용내역 장부 작성을 의무화하고 소유자와 세입자의 청구가 있으면 공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행정의 몫"이라며 "법이 개정되면 시는 인력을 확보해 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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