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음식배달 노동자 6명중 1명은 '구두계약'
서울노동권익센터 500명 설문조사 결과
안전환경 '열악'…4대보험 가입률 30%↓
- 이헌일 기자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서울에서 일하는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6명 중 1명꼴로 구두계약 형태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10명 중 4명은 고정급 없이 배달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등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과도한 배달 물량 때문에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노동자가 많은 반면 산재 및 상해보험에 가입된 비율은 30%를 밑돌았다.
◇구두계약 17.4%…'고정급 없이 성과급만' 39%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지난 21일 열린 '2017년 서울노동권익센터 연구사업 최종발표토론회'에서 '설문을 통해 본 음식배달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 총 5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을 △전용앱을 통해 배달(155명) △음식업 소속 배달앱 주문 배달(161명) △전날 주문 새벽배송(74명) △주·월단위 정기배달(110명) 등으로 구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계약방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6.6%는 서면계약을 했고 계약서도 교부받았다고 응답했지만 17.4%는 구두계약 형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두계약에 의존하는 배달원이 6명 중 1명이 넘는 셈이다. 특히 음식점에 소속되면서 배달앱의 주문도 배달하는 경우 구두계약 비율이 40.4%에 달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중화요리 등 업체가 이 분류에 속한다. 다른 유형보다 규모가 작은 업소가 많아 제대로 된 계약 형식을 갖추지 않은 비율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금 형태는 전체의 39%가 호출 건당 수당으로 받는 것으로 조사돼 가장 많았다. 고정급이라는 응답은 27.8%로 이보다 낮았고 일정한 고정급에 호출 건당 수당이 더해진다는 응답률은 22.2%였다. 특히 전용앱을 통해 배달하는 노동자들은 호출 건당 수당으로만 임금이 계산된다는 비율이 96.1%에 달했다. 배달대행 업체들이 이 분류에 속한다.
배달 노동자들은 주당 평균 54.5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목표인 '주 52시간 노동'을 넘는 셈이다. 유형별로 전용앱을 통한 배달이 65.9시간으로 평균 근무시간이 가장 많았고 음식점 소속 노동자들이 57.9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주·월단위 정기배달도 54시간으로 나타났다.
배달원 가운데 전용앱 배달과 음식점 소속은 각각 업무 특성상 주중보다 주말에 업무강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앱 배달원은 주중에 하루 평균 36.7건을 배달하는 반면 주말 배달 건수는 44.84건이었다. 음식점 소속도 주중에는 하루 34.26건이지만 주말에는 40.75건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노동권익센터는 "배달 수요가 많은 주말에 많은 배달 요청을 소화하기 위해 과속, 신호위반 등에 따른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61%만 '안전장비 항상 사용'…4대 보험 가입률 30%↓
근무환경은 안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조사 대상 중 61%만이 안전장비를 항상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5%로 4명 중 1명꼴이었다.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55.4%가 '장시간 배달 때 운행에 방해돼서'라고 응답해 첫손에 꼽혔다. 이와 함께 회사에서 안전장비를 제공하지 않아 본인이 구입해야 하는데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15.4%를 차지했다. 회사가 제공한 안전장비가 낡거나 고장났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5.6%였다.
4대 보험 가입률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날 주문 새벽배송 유형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가지 유형의 노동자들은 4대 보험 가입률이 대부분 30%를 밑돌았다. 특히 전용앱을 통한 배달 노동자는 산재보험에 가입된 비율이 18.7%를 나타냈고 나머지 상해보험·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은 10% 미만이었다. 음식점 소속과 주·월단위 정기배달 근로자도 산재보험 가입률만 각각 32.9%, 30%를 나타냈고 나머지 3개 보험 가입률은 모두 30%에 미달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배달 노동자들은 종사자 안전을 위해 시급히 시행돼야 할 사항으로 '무리한 배달시간 준수 관행개선'과 '산재보험 및 상해보험 가입지원'을 꼽았다. 응답률(복수응답)은 각각 62.8%, 58.4%를 나타냈다. 이밖에 '배달서비스 산업재해 예방수칙 정기교육'과 '고객의 폭언·폭력 발생 때 대응방안 및 보호조치 제공'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각각 23.6%, 18.8%를 차지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특히 앱 배달을 바탕으로 한 노동자들은 호출 건수에 따른 성과계약 때문에 장시간 근로, 과속 및 신호 위반 등 안전에 위험성이 높다"며 "상해·산재보험은 일부만 제공받고 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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