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 노량진 수산시장 명도집행…상인 반발로 철수

상인들 "우리 시장, 법으로 강제집행 할 수 없어"

구 노량진 수산시장 ⓒ News1

(서울=뉴스1) 박정환 김다혜 기자 = 법원이 구(舊) 노량진 수산시장에 남아있는 상점을 대상으로 명도집행을 하려고 했으나 상인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철수했다.

서울중앙지법 집행관, 수협 직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 동작구 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4군데 상점을 대상으로 명도집행을 시도했다.

앞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를 담당하는 수협은 "사측 재산을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 구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명도소송(부동산 인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법원의 명도집행이 예고되자 구 시장 상인들은 해당 상점을 둘러싸고 서로 팔짱을 끼는 등 대응 준비를 했다.

김철순 노량진 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61)은 "수협은 우리와 타협할 의지가 없다. 협상하자고 연락 온적도 없고 법으로만 집행하려고 한다"며 "물리적 충돌로 인한 불상사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 시장 내에는 방송을 통해 "우리 시장은 절대로 법으로 강제 집행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이 시장을 꼭 지켜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법원 집행관들은 약 1시간 동안 대기한 끝에 명도집행이 무리라고 판단, 이날 오후 3시쯤 철수했다. 상인들은 "지금부터 안심하고 장사해도 된다", "이 시장은 서울시민의 시장"이라며 박수치며 안도했다.

수협 관계자는 "상인들이 집행을 막고 봉쇄를 해서 법원이 명도집행을 하지 못했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량진 현대화 시장은 지난 2015년 10월 완공됐으나 구 시장 상인들은 "임대료가 비싸고 공간이 협소하다"며 입주를 거부했다. 수협과 구 시장 상인들의 갈등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구 노량진 수산시장의 소매상인 650여명 중 약 370여명이 현대화 건물에 입주했으며 280여명의 상인은 구 시장에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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