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해도 국민은 '불행'…GDP 29%↑ 삶의 질 12%↑

2015년 삶의 질 종합지수 111.8…2006년 100 기준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크게 성장했지만 삶의 질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지표로 확인됐다. 가족·공동체가 무너지고 주거와 건강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고용과 임금도 타 분야에 비해 낮은 지표를 보였다.

15일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 결과를 보면 2006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15년 지수는 111.8로 나타났다.

이번 지표는 소득, 고용, 주거, 교육, 문화, 안전 등 총 80개로 구성됐으며 56개가 객관지표, 24개가 만족도 등 주관지표다. 종합지표는 단순 평균한 값이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지난 10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2006년 100을 기준으로 2009년 5.4%, 2012년 9.2%, 2015년 11.8% 등이다.

반면 이 기간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은 28.6%로 훨씬 높았다. 삶의 질 증가율은 GDP 증가율 대비 41.3% 수준에 불과했다.

여러 지표 중 건강(7.2%), 주거(5.2%), 고용·임금(3.2%) 영역 지수는 2006년에 비해 증가율이 10%를 밑돌았다. 가족·공동체 영역 지수는 2006년에 비해 오히려 1.4% 감소했다.

이 결과는 GDP 증가가 그대로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삶의 질 지수는 국민 삶의 질을 12개 영역으로 나누고 어느 부분에서 개선되거나 정체되는지 영역별로 볼 수 있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어느 쪽에 더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지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삶의 질이 GDP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번 지표를 작성하는데 참고한 캐나다의 웰빙지수인 CIW(Canadian Index of Wellbeing)를 보면 최근 10년간 1인당 GDP는 8.8% 증가했으나 CIW 지수는 3.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번 종합지수는 한국 삶의 질 학회가 CIW를 참고해 시범 작성했다. 앞으로 특정 지표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합지수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수는 각 지표를 단순 평균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과 차이가 날수 있다. 이런 통계상의 한계에도 통계청이 삶의 질 지수를 발표한 것은 '질적 성장'의 중요성이 최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갈등 심화와 저출산, 자살증가 등 새로운 사회문제도 등장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경제성장 중심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최바울 통계청 통계개발원 정책지표연구실장은 "웰빙에 대한 관심이 2000년 들어 국내외적으로 증가해 이제는 GDP로 대변되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국가 발전 패러다임 변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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