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3차 수요시위, 할머니들 베트남전 피해자 만나 위로

전쟁피해자로서 심정 공유…"다시는 전시성폭력·민간인학살 없어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173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집회현장을 찾은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옌떤런·응우옌티탄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5.4.8/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이 8일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만나 같은 전쟁 피해자로서 서로 위로를 전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주둔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인 응우옌떤런(64)씨와 응우옌티탄(55·여)씨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73차 수요시위에서 김복동(89)·길원옥(87) 할머니와 만나 전쟁 피해자로서의 심정을 공유했다.

응우옌티탄씨는 "두분 할머니의 행동은 옳은 일"이라며 "전쟁 피해자로서 할머니들 옆에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복동 할머니는 "이렇게 와서 위로해주시니 참으로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지난해 2월 '나비기금과 함께하는 베트남 평화기행'에서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나고 오기도 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베트남 여성이 한국군 때문에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었다니 한국 국민으로서 죄송하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길원옥 할머니도 역시 당시 "베트남 여성들의 지위는 낮아질대로 낮아졌으니 이제 높아질 일만 남았다"며 "함께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일본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국군에 의해 벌어진 베트남 전시 성폭력 문제를 부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요시위 참가자들에게 "피해자와 함께 손잡고 다시는 어떤 전쟁도, 전시성 폭력도, 민간인 학살도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수요시위에는 경기 안양시 평촌중학교 3학년 학생 80여명, '여성의전화' 강서양천지부 회원 25명 등 시민 150여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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