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무죄 판결,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굴욕"

국정원시국회의 "'본말전도' 판결…검찰 항소해야"
'국정원 수사 외압' 혐의 김용판 前서울청장 '무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6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시국회의는 6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무죄 선고에 대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굴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시국회의는 이날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오늘의 판결은 사법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굴욕으로 남을 것"이라며 "말단의 문제점으로 본질을 뒤집은 '본말전도(本末顚倒)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이 댓글 공작 등으로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졌음에도 재판부는 이와 반대되는 판결을 내렸다"며 "오늘의 판결은 김 전 청장을 비롯한 모두가 입맞춰 거짓말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직전인 지난 2012년 12월16일 오후 11시, 경찰의 유례없는 중간수사 결과 발표는 김 전 청장의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사례"라면서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실에 눈을 감았다"고 말했다.

또 "오늘의 판결은 검찰의 기소단계부터 잘못됐다"며 "김 전 청장 외에도 당시 수사를 책임졌던 이들 역시 함께 기소됐어야 하지만 당시 검찰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압박으로 인해 김 전 청장만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을 실시해 김 전 청장은 물론 당시 수사책임자 전원을 다시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의모임 박주민 변호사도 역시 오늘 재판에 대해 "오류 투성인 판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재판에서 재판부는 지난 대선 직전 급작스런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와 발표 당시 경찰이 추가로 아이디를 발견했음에도 이를 더 수사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며 "재판부가 '아쉽다'고 말한 바로 이 부분이 지난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는 것인데 재판부는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김 전 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이 지난 대선에 국가기관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며 "재판부는 오늘 몇가지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을 내렸기에 검찰은 반드시 이에 항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은종 안티이명박 전 대표는 "정의를 외치는 사람은 오늘의 김 전 청장에 대한 무죄 선고에 불복할 것"이라며 "재판부마저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했기에 이 정의는 국민이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직권행사 권리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핵심증인인 권은희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의 증언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거나 다른 경찰들의 증언과 전혀 다르다"며 "이를 모두 배척하면서까지 권 과장의 진술만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특단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이 선거에 개입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은폐할 의도, 수사결과를 허위로 발표할 의사가 없었다"고 김 전 청장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국정원시국회의는 이날 판결에 불복하는 의미에서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