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할 경찰 제복, 소각 대신 새활용…가방·건축자재로 재탄생
기후부, 경찰청과 제복 순환이용 MOU…블랙야크·K2 참여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폐 경찰 제복을 소각하지 않고 가방·장갑·건축자재 등으로 다시 쓰는 공공부문 첫 단체복 순환이용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10년 만의 경찰 제복 디자인 개편으로 향후 2년간 13만명분 폐제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찰청은 민간 재활용업계와 함께 수거·전처리·새활용(업사이클링)·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경찰청, 한국환경공단,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한국지속가능섬유의류연합, 비와이엔(BYN)블랙야크, 케이투세이프티코리아와 '경찰 제복 순환이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의류는 폴리에스터와 면 등 소재가 섞여 있고 지퍼·단추 같은 부자재가 많아 재활용이 쉽지 않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재활용 비율은 1% 미만으로 추정된다.
반면 단체복은 재질이 비교적 균일하고 물량이 많으며 한꺼번에 수거할 수 있어 일반 의류보다 재활용에 유리하다. 경찰 제복은 내구성이 높은 기능성 섬유로 만들어져 새활용뿐 아니라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매년 약 300톤의 폐 경찰 제복은 소각돼 왔다. 올해 경찰 제복 디자인이 10년 만에 바뀌면서 외근점퍼와 조끼 등 본청·소속기관 직원 13만명분 물량이 향후 2년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폐 경찰 제복은 우선 가방, 지갑, 인형 등으로 새활용된다. 재단과 봉제 등 수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사용된 제복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물리적 재활용도 추진된다. 경찰 제복을 파쇄·절단하고 타면하면 솜 형태의 단섬유를 회수할 수 있다. 이를 정렬해 실을 뽑고 원단으로 만들면 장갑, 목도리 등 섬유제품으로 다시 쓸 수 있다. 실 제조가 어려운 폐의류는 압축 과정을 거쳐 건축자재나 가구 재료로 활용된다.
화학적 재활용은 혼방섬유에서 폴리에스터만 분자 단위로 분해한 뒤 다시 폴리에스터 사슬로 합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든 재생 원료는 의류 등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쓰이며 플라스틱 신재를 대체할 수 있다.
경찰청은 정복, 근무복, 기동복, 봄가을·겨울 점퍼, 혹한 파카, 야광조끼 등 새활용·재활용 가능 품목을 전국 파출소, 지구대, 경찰서에 안내해 분리 배출하도록 한다. 수거된 제복은 각 시도경찰청에 모인 뒤 전처리업체로 운반된다.
전처리업체는 지퍼와 단추 등 부자재를 제거하고 소재별로 경찰복을 해체해 재활용업체에 공급한다. 새활용업체가 필요로 하는 품목은 따로 분리해 전달한다.
한국환경공단은 폐 경찰 제복이 곧바로 새활용·재활용업체로 운반되기 어려운 경우 비축 창고에 보관했다가 업체 요청에 맞춰 공급한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전처리 작업 물량과 새활용·재활용업체 수요를 연계하고 재활용량·폐기량 등 통계 관리도 맡는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재생실을 사용할 수 있는 의류·제조업체를 발굴한다. 한국지속가능섬유의류연합은 의류 전처리·새활용·재활용 사업자단체로 참여하고, 비와이엔블랙야크와 케이투세이프티코리아는 화학적 재활용으로 생산한 재생실을 활용해 최종 의류제품을 생산·유통한다.
기후부는 시범사업 대상 폐 경찰 제복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순환자원은 환경성과 경제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폐기물 관련 규제에서 제외되는 자원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공공부문 최초의 의류 순환이용 시범사업을 위한 것으로 새활용·재활용을 통해 의류에 새 삶을 선물하는 첫걸음"이라며 "경찰 제복에서 시작된 의류 순환이용 체계가 여러 단체복과 일상에서 입는 옷들로 확산되는 순환경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민의 안전을 상징하는 경찰 제복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사회에 기여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찰 조직도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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