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기후대응댐 14곳, 李정부서 5곳만 건설…2곳은 대안사업

예산 4.8조→1.7조로…폭우 피해 고현천댐은 농업 저수지 '증고'
김천·의령은 시설 '정비활용'…예타·환경평가 뒤 계획 '확정'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14곳의 '기후대응댐' 가운데 나머지 7곳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최종 검토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이 가운데 5곳은 댐 건설을 추진하고, 2곳은 기존 댐·저수지와 하천을 활용하는 대안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서 추진을 중단한 7곳을 포함하면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14곳 가운데 실제 댐 건설을 추진하는 곳은 5곳으로 줄어든다.

건설을 추진하는 곳은 청양·부여 지천댐, 연천 아미천댐, 강진 병영천댐, 울산 회야강댐, 거제 고현천댐이다. 김천 감천댐과 의령 가례천댐은 신규 댐을 짓는 대신 기존 수자원시설과 하천을 활용하는 대안사업으로 전환한다. 특히 지천댐과 아미천댐은 홍수 방어뿐 아니라 충청권과 임진강 유역의 물 수요에 대응하는 다목적댐으로 추진된다.

당초 14곳 전체 사업비로 추산됐던 약 4조7500억원도 이번 결정에 따라 댐 건설 및 대안사업 7곳 기준 약 1조6700억원으로 65%가량 줄어든다. 신규 댐 건설이 필요한 곳은 추진하되 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은 대안사업으로 전환해 사업 규모와 비용을 줄인 것이 이번 결정의 특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규댐 7곳 추가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건설을 추진하는 곳은 △청양·부여 지천댐 △연천 아미천댐 △강진 병영천댐 △울산 회야강댐 △거제 고현천댐 등 5곳이다. 김천 감천댐과 의령 가례천댐은 신규 댐을 짓거나 기존 저수지를 증고하는 대신 기존 수자원시설과 하천을 활용한다.

지천·아미천댐, 홍수 방어 넘어 물 공급까지…사업비도 조정

가장 큰 변화는 지천댐이다. 당초 홍수방어를 중심으로 검토됐지만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등에 따른 신규 물 수요까지 고려해 다목적댐으로 추진한다.

지천댐은 총저수용량 5900만톤 규모로 하루 18만톤의 물을 청양·부여 등 금강권역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2023년 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강우량에 해당하는 100년 빈도 홍수에도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총사업비는 약 6530억원으로 추산됐다.

아미천댐 역시 홍수조절뿐 아니라 자체 수원이 부족한 연천·파주 등 임진강 유역의 물 수요에 대응하는 다목적댐으로 추진한다. 하루 8만톤을 공급하고 연천 시가지를 100년 빈도 홍수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안의 총저수용량 4500만톤은 유지하면서 댐 길이 등을 조정해 추정 사업비를 9059억원에서 7487억원으로 낮췄다.

병영천댐은 기존 강진군 식수댐 하류에 별도 댐을 건설해 홍수조절 기능을 보강한다. 사업비는 기존 약 1200억원에서 965억원으로 줄였고 홍수조절용량은 약 57만톤을 확보한다.

회야강댐은 새 댐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식수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홍수조절용량 810만톤을 확보한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울산 하류 시가지의 홍수량을 약 2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집중호우를 겪은 거제 고현천댐은 기존 농업용 저수지를 증고하고 수문을 설치한다. 홍수조절용량은 윤석열 정부안의 40만톤에서 최대 62만톤으로 늘린다. 거제에서는 지난 17일 시간당 124㎜의 비가 내려 관측 사상 4번째로 많은 시간강수량을 기록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025년 9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추진했던 14개 신규댐 중 필요성이 낮고 주민의 반대가 심한 7개 댐의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나머지 7개 댐은 기본구상 및 공론화를 통해 최종 결정 하겠다고 밝혔다.2025.9.30 ⓒ 뉴스1 김기남 기자
감천·가례천은 기존 시설 활용…14곳 중 실제 신규댐은 5곳

반대로 김천 감천댐과 의령 가례천댐은 댐 건설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감천댐은 약 1970억원을 들여 홍수조절댐을 새로 짓는 대신 인근 김천부항댐을 활용하고 국가하천을 정비한다. 예상 사업비는 약 150억원으로 줄어든다. 공론화 과정에서 하천정비와 천변저류지 등을 비교한 결과 기존 다목적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가례천댐은 기존 농업용저수지를 높이는 계획을 접고 수로터널로 연결된 인근 가미저수지와 연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의령 시가지가 1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는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방식은 윤석열 정부의 신규댐 계획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면서 필요한 곳은 건설하고 기존 시설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은 대안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댐 건설과 대안사업 7곳의 추정 사업비는 모두 1조6682억원으로, 국고 부담은 약 8021억원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14곳 전체의 추정 사업비 4조7517억원과 비교하면 약 3조800억원, 65%가량 줄어든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4년 7월 홍수·가뭄과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한다며 총저수용량 약 3억 2000만톤 규모의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이후 주민 반발과 효과 논란이 이어졌고 2025년 3월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는 9곳만 후보지로 남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에는 14곳 전체를 다시 들여다봐 지난해 9월 필요성이 낮거나 주민 반대가 큰 7곳의 추진을 중단하고 나머지 7곳에 대해서는 공론화와 기본구상을 거쳐 추가 검토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추진이 중단되는 곳은 △양구 수입천댐 △단양 단양천댐 △순천 옥천댐 △예천 용두천댐 △청도 운문천댐 △삼척 산기천댐 △화순 동복천댐 등 7곳이다.

다만 이날 결정이 5개 댐의 착공을 곧바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건설을 추진하는 댐들은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댐건설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해야 구체적인 건설계획이 확정된다.

윤석열 정부 당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했다. 2024.7.30 ⓒ 뉴스1 허경 기자

기후부는 신규 댐과 별개로 농업용저수지와 발전용댐, 하굿둑 등 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해 올해 약 10억 4000만톤의 홍수조절용량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용도별로 나뉜 댐 운영을 통합하고 국가하천에 인공지능(AI) CCTV와 디지털 트윈 감시를 확대하는 한편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도시침수예보체계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신규댐 7곳에 대한 검토 결과와 향후 계획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주민들께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며 "홍수와 가뭄 피해를 줄이고 국가첨단산단 등에 용수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수자원의 최적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