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국가' 내건 기후부…재생E 100GW·수자원 재편 총력

공장지붕 태양광 의무화·가정용 잉여전력 현금 정산
물 배분체계 재편하고 산업·수송·난방 전방위 탈탄소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인공지능 혁명과 기후위기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과 전력망 선제 구축, 물 기반시설 재편에 나선다. 산업·수송·난방 부문의 탈탄소 전환과 핵심광물 순환이용, 기후재난 대응체계 강화도 하반기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기후부는 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지난해 10월1일 기후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다.

3대 메가 뒷받침하고 순환경제 '신성장 동력'으로…물그릇 10.4억톤 추가확보

기후부는 이번 업무보고의 목표를 '가장 먼저 미래사회로,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제시했다.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를 공급해 반도체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인공지능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고, 녹색 대전환과 순환경제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5월에는 2026~2035년을 대상으로 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도 시작했다. 기후부는 공모를 통해 32개 배전선로에 128MW와 64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고 있다. 올해 1분기 ESS 중앙계약시장 누적 낙찰물량은 1196MW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MW의 17배를 넘었다.

전기차 누적 보급량은 1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3.2%로 높아졌다. 기존 댐과 저수지의 운영 방식을 바꿔 홍수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물그릇 10억 4000만톤도 추가로 확보했다.

재생E 100GW 조기확보 '총력전'…간척지·北접경에 태양광, 송전선로 용량↑

하반기에는 '전기국가'(Electro-state) 실현을 첫 번째 핵심 과제로 삼는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100GW 이상을 조기에 확보하고, 첨단산업에 필요한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은 간척지와 접경지역, 영농형 태양광 등 대규모 사업과 생활공간 보급을 병행한다. 공장 지붕 태양광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10㎾ 미만 주택용 태양광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현금으로 정산하는 제도도 마련한다.

해상풍력은 정부 주도의 계획입지와 개별 사업 밀착관리를 통해 사업 기간을 줄인다. 원전은 현재 가동 중인 26기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추가 도입 여부는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한다.

전력망은 첨단산업 입주보다 앞서 구축한다. 기존 송전선로의 용량을 늘려 신규 건설을 최소화하고, 마을 인근 신규 선로는 지중 구간을 확대한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는 2025년 0.1GW에서 2030년 12GW 이상으로 확대하고, 양수발전 용량도 2035년 7.9GW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역별·AI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마련…수도계획은 2년마다 재검토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한 요금체계와 초대형 AIDC 전기요금체계도 마련한다. 발전원 다변화와 분산형 전력망 전환을 전담할 가칭 '전력감독원'은 2027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물 공급체계도 산업 수요와 기후재난에 맞게 재편한다. 국가수도기본계획의 재검토 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하천수 허가물량은 회수해 필요한 지역에 다시 배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친다.

농업용·발전용·생활용으로 나뉘어 관리되던 수자원은 통합적으로 활용한다. 농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대형 농업용 댐의 물을 생활·공업용수로 전환하고, 발전댐 방류 방식을 바꿔 발전용수도 상시 활용한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1, 2, 3, 4호기 모습. 2026.1.26 ⓒ 뉴스1 윤일지 기자

댐과 댐 사이 연결관로를 구축해 물이 남는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 공급하고, 공공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수는 신규 산업단지의 냉각용수 등으로 재이용한다. 가뭄 취약지역에는 지하수저류댐과 이동형 해수담수화 시설을 확대한다. 신규댐은 주민 공론화와 대안 검토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수송·난방 부문의 탈탄소 전환을 담은 'K-GX' 전략은 올해 3분기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다.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반도체 등 5대 다배출 업종을 탈탄소·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고 수소환원제철과 바이오연료 등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수송 분야에서는 2030년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 50%, 공공부문과 영업용 차량의 100% 전기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택시와 렌터카, 배달용 이륜차뿐 아니라 농기계와 건설기계, 선박까지 전기화 대상을 넓힌다.

건물 난방에는 수열·공기열 히트펌프를 확대한다.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지원하고, 태양광·전기차 충전·인공지능 가전·히트펌프가 결합된 에너지제로마을도 확산한다.

순환경제 정책, 자원안보로 확장…페트병 재생원료 의무율 30%·에코디자인 제도화

탈플라스틱과 순환경제 정책은 자원안보 전략으로 확대한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중점 관리하고, 핵심광물이 포함된 전자폐기물과 폐배터리가 국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수출입 제도를 정비한다.

현재 10%인 페트음료병 재생원료 사용 의무율은 2030년 30%까지 높인다. 자동차와 가전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생원료 의무사용 대상을 확대하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과 수리를 고려하는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도 추진한다.

재난·환경안전망도 강화한다. 국가하천 전 구간에 인공지능 CCTV와 디지털 트윈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침수 중점관리구역의 빗물받이를 전수 청소한다. 맨홀 추락방지시설은 연내 100% 설치한다.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1700곳의 안전관리자와 단기근로자를 대상으로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미승인 살생물 제품의 판매와 유통을 차단한다. 연말까지 인공지능 기반 독성 신속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고농도 오존 지역과 다량배출 사업장에 대한 정밀조사도 추진한다.

지역에서는 나주를 전력산업 특화 도시로, 제주를 재생에너지와 분산전력망을 결합한 '녹색문명섬'으로 육성한다. 발전 공기업 5개 사의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개편 방안과 2040년 석탄발전 폐지 로드맵도 하반기에 마련할 예정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