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장마 종료 가능성…강수량 평년 68% 그쳐, 남부 '가뭄 비상'
경남 6~7월 강수량 평년 33% 그쳐…역대 두 번째로 적어 가뭄 우려
전라권도 평년 67% 수준…용수공급계획에 기후변동성 반영해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다음 주 중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하면서 올해 장마가 종료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7월 중순까지 여름철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67.8%에 그쳤고, 강수대가 중부권에 집중되면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물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체전선이 이대로 물러날 경우 남부 일부 지역은 장마철 강수 부족을 만회하지 못할 수 있다. 올해와 같은 강수 편차는 향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 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변동성과 가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23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25일에는 중부지방, 26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은 비가 내리겠다. 이후 27일부터 8월 1일까지는 전국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예보대로라면 26일 이후 정체전선에 의한 뚜렷한 전국 단위 강수는 제시되지 않았다. 예상 일기도에서도 다음 주 중반 한반도 남쪽으로 고기압이 확장하고, 주 강수대와 저기압은 한반도 북쪽과 중국 동북부·러시아 연해주 부근에 놓이는 형태로 표시됐다.
이는 정체전선이 한반도 북쪽으로 밀려나고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이 확대되는 전형적인 장마 종료 전환기의 기압 배치에 가깝다.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넓은 지역에 비를 뿌리는 형태에서 벗어나, 북쪽 기압골이나 국지적인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낙성 강수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를 곧바로 장마 종료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기 예상일기도는 예측 시점이 멀기에 고기압의 확장 범위와 저기압의 이동 경로에 예측 오차가 커질 수 있다. 한반도 북쪽에 기압골이 남아 있는 데다 태풍이나 열대저압부가 발생하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과 정체전선의 위치도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위치 변화와 기압골 발달, 태풍 등 열대요란의 발생·이동에 따라 강수 시점과 지역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마 종료는 마지막 비가 내린 날짜가 아니라 정체전선이 한반도에서 물러나고 여름철 기압계 전환이 지속되는지를 종합해 사후적으로 판단한다.
올해 장마가 다음 주 중반 사실상 끝날 경우 6~7월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적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뉴스1이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의 지역평균 강수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강수량은 206.0㎜였다. 6월 강수량 95.4㎜를 더한 6~7월 누계는 301.4㎜로, 1991~2020년 평년값 444.6㎜의 67.8%에 그쳤다. 평년보다 143.2㎜ 적다. 올해 7월 수치는 21일까지의 잠정 누계인 반면 평년값은 7월 전체를 포함한 수치로, 이후 강수에 따라 누계와 평년비, 과거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남은 7월에 전국 평균 50㎜가 더 내리더라도 6~7월 누계는 351.4㎜로 평년의 79.0%에 머문다. 100㎜가 추가돼도 401.4㎜로 평년의 90.3%다.
평년 수준이 되려면 전국 평균으로 143.2㎜ 이상이 더 내려야 한다. 남은 7월에 지금까지 내린 비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 추가돼야 평년 수준에 도달한다.
21일까지의 누계가 월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1973년 이후 54개 연도 가운데 열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앞으로 전국 평균 강수량이 15㎜를 넘지 않으면 2018년 316.4㎜보다 적어져 2015년 277.5㎜ 이후 가장 적은 6~7월 강수량이 될 수 있다.
올해 강수량의 핵심은 전국적인 부족보다 뚜렷한 지역별 편차다.
수도권의 6~7월 누계는 399.2㎜로 평년 499.5㎜의 79.9%였다. 평년까지 100.3㎜가 부족하지만, 7월에만 327.5㎜가 내려 평년 7월 강수량 377.7㎜의 86.7%에 달했다.
폭우가 잦았던 충남은 평년 수준에 사실상 근접했다. 현재까지 누계는 421.2㎜로 평년 432.1㎜의 97.5%다. 7월 강수량은 329.5㎜로 평년 7월 강수량 284.5㎜의 115.8%에 달했다.
반면 경남의 6~7월 누계는 161.3㎜로 평년 487.4㎜의 33.1%에 불과했다. 7월 강수량은 67.4㎜로 평년 304.7㎜의 22.1%에 그쳤다. 수도권과 충남에 내린 7월 강수량이 경남의 약 4.9배에 달한다.
21일까지 집계된 경남 누계는 1973년 이후 같은 해 6~7월 총량과 단순 비교할 경우 1994년 150.7㎜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남은 기간 강수량이 27.2㎜ 미만이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이 유지된다. 52.5㎜ 미만이면 2017년 213.8㎜에도 못 미쳐 1994년 이후 가장 적은 6~7월 강수량으로 남는다.
이는 올해 장마가 늦게 시작한 데다 정체전선의 주 강수대가 수도권과 충청권을 반복해 통과하면서 경남이 비구름이 발달하기 쉬운 강한 상승기류 영역에서 거듭 벗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월에는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었지만, 7월 들어 수도권과 충청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 부족을 상당 부분 만회하면서 지역 간 격차가 커졌다.
장마 종료 뒤에도 태풍이나 국지성 호우로 강수량이 늘어날 수 있어 현재 수치를 여름철 최종 강수량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정체전선이 다음 주 북쪽으로 물러날 경우 경남을 비롯한 남부 일부 지역은 장마철 강수 부족을 만회하지 못한 채 본격적인 폭염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전남도 평년을 크게 밑돌았다. 전남의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누계는 289.4㎜로, 평년 6~7월 총량 436.2㎜의 66.3%다. 7월 1일부터 21일까지 내린 비는 147.6㎜로 평년 7월 강수량 259.4㎜의 56.9%다. 남은 기간 100㎜가 더 내려도 6~7월 누계는 평년의 89.3%에 머문다.
강수 부족이 곧바로 생활·공업용수 부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댐 저수율과 유역별 유입량, 이후 태풍과 소나기 등을 함께 봐야 한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발전·용수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단기간의 집중호우보다 유역 전체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용수 안정성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올해처럼 강수대가 중부에 편중되고 남부에 결손이 누적되는 양상이 반복될 경우, 반도체 산업단지 등 대규모 신규 수요를 반영한 용수 공급 계획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 변동성과 가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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