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장관 "서남권 반도체·AI 수요 확대시 신규 원전도 검토 가능"

"주민 동의가 필수 전제"…재생에너지와 결합한 '에너지믹스' 강조
호남 여유 전력·용수로 반도체 팹 4기 대응 가능…인프라 구축 속도 과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서남권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추가 전력 수요가 커질 경우 신규 원전 건설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안 된다고 하면 정부가 강제로 할 수 있겠느냐"며 주민수용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서남권 메모리 반도체 팹 4기 조성 등에 필요한 전력과 관련해 "현재 대략 6.3기가와트(GW)가 필요한 것은 현재의 전력원을 추가로 조금만 보충하면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팹 4개를 넘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추가로 들어오거나 반도체 경기가 좋아져 팹을 더 짓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반도체 팹이나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전기를 쓰기 때문에 기저전원 성격을 갖고 있다. 추가 수요가 생기면 그 부분도 고민해 봐야 할 영역"이라고 했다.

호남 지역에 원전 추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그건 다 해당 지역 주민들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영덕에 원전을 새로 지을 때도 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냐"며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안 된다고 하면 정부가 무슨 강제로 할 수 있겠느냐"며 지역 의견을 우선 고려할 뜻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믹스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석탄도 안 쓰고 가스도 안 쓰고 원전도 안 쓰면 오직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만으로는 24시간 에너지를 돌리기가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하지만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전제로 원전을 일종의 기저전원적으로 쓰고, 재생에너지를 붙여서 중간에 ESS(에너지 저장 장치) 등을 통해 유연성을 조절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탈탄소 에너지원을 잘 활용하는 새로운 에너지믹스 체계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탈원전은 아니라고도 했다. 김 장관은 "탈원전, 이건 아닌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잘 섞어서 가야 한다. 어쨌든 석탄 에너지는 덜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남권이 반도체 입지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전력 여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호남에는 한빛 원전 총 6기가 있고, 계속 재생에너지가 늘어나고 있는데 호남에는 전기 쓸 곳이 많지 않아 그 전기가 계속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적을 때는 3GW, 많을 때는 5GW가 수요처가 없어서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그 전기가 일부 용인 반도체로 가기로 돼 있는데 중간에 고압 송전망 병목이 걸려 있었다"며 "원천적으로 전기가 남는 곳에서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 고압 송전망 부하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이어 "호남은 한빛 원전 6기와 재생에너지가 풍부해서 다른 곳보다 석탄발전 에너지가 아니고 일종의 무탄소 에너지원이 가장 풍부한 곳"이라며 "현재도 3GW에서 5GW 정도의 전력이 여유가 있었던 동네여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용수 공급과 관련해서는 서남권 반도체 팹 4기에 하루 약 65만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호남에 영산강과 섬진강이 있다"며 "두 개를 합하면 댐이 7개 있고, 그 7개 댐이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이 약 15억톤 정도 된다"고 했다.

김 장관은 농업용수 부족 우려에는 "반도체 공장에 물 댄다고 농사 못 짓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만약 농업용수를 활용한다면 그에 대한 대안도 충분히 해당 농민들과 상의해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력과 용수 공급 기간 단축이 정부 역량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댐을 짓는 데 보통 7~8년에서 10년, 대규모 345㎸ 이상 고압 송전망을 연결하는 데도 보통 7년에서 10년씩 걸렸다"며 "지금은 2~3년, 5년 내에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것이라 국가의 유능함을 검증하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계획된 반도체 팹 4기는 기존 여유 전력과 용수를 조정하면 대응 가능하다고 봤다. 김 장관은 "다행히 현재 반도체 4개는 현재 가지고 있는 호남의 여유 전력, 호남이 가지고 있는 여유 용수로도 조금만 조정하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 필요성을 밝혔다. 김 장관은 "환경영향평가를 다 생략할 수는 없겠지만, 집중하고 압축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