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장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낮출 것"…LNG 급등엔 '폭리 방지'"
선거 뒤 환경공단 이전 '신중론'…"인천 반발…국토부와 협의"
하남변전소 갈등 "경기지사·하남시장 당선인과 문제 해결"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하향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 발전사의 과도한 이익을 막는 장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후부 산하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에는 한국환경공단이 수도권매립지 조성 당시 인천 지역 인센티브 성격으로 검단에 자리 잡은 사정을 들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후부는 지난해 10월 출범 뒤 기후·환경과 에너지 기능을 한 부처로 통합해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개편, 전기차 보급, 순환경제 전환 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181원 수준인 반면 중국과 미국은 평균 120원대라고 설명하며 "우리나라는 중국과 상당 부분 경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산업용 전기요금을 하향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2022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이 잇따라 오르고, 2024년 10월에도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 인상되면서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국제 경쟁력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기후부는 지역별 요금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김 장관은 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효과를 평가한 뒤 지역별 요금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도 설계는 내부적으로 진행됐고 부처 협의를 거친 뒤 국민 공청회와 한전 이사회, 장관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고 했다.
김 장관은 "국민 공청회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것"이라며 "조만간 국민 공청회 일자가 잡히면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전원구성과 전기소비 행태 변화에 맞춰 시간대별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낮 시간 요금은 낮추고 저녁·심야 시간 요금은 상대적으로 높였으며, 주말 할인도 도입했다. 전력 소비를 재생에너지 공급이 많은 낮 시간대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LNG 가격 급등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사전 대응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 시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전력도매가격(SMP)이 ㎾h당 190~200원까지 올랐고, 그 부담이 전기요금과 한전 적자로 쌓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SMP 수준은 한전 적자로 직결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김 장관은 "한전이 적자로 가는 평균 SMP를 연평균 146원 수준"이라면서 "최근 가격은 126원 수준이고 연초에는 100원대였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전쟁 과정에서 선물시장에서 비싸게 구입한 가스가 향후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민간 가스사가 이익은 보장받되 과도한 이윤을 보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한제라는 이름이 될지, 상호 정산제 방식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기요금 부담과 한전 적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설명이다.
송전망 지중화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당장 전기요금 압박으로 번질 수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공중 송전망과 지중 송전망의 비용 차이가 10배가량 난다고 설명하면서도 국민의 삶, 조망권, 건강권을 고려해 불가피한 경우 지중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선거기간 각지에서 공약으로 나왔던 환경공단의 지방이전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환경공단 이전은 사연이 있어서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공단은 아라뱃길을 사이에 두고 수도권매립지와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매립지를 조성하면서 인천 지역에 공공기관 일자리를 만드는 인센티브 성격으로 함께 배치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지방으로 빼면 인천시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을 수도 있다"며 "수도권이지만 역사가 있는 곳이라 국토부와 충분히 상의해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지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문제에 대해서는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기후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를 통해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의 4자 합의 재협의 입장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4공구 착공 여부와 직매립 금지 이후 매립량 감소 등을 포함해 미래 설계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5사 통합 문제는 이달 중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김 장관은 발전5사 노동조합 간부들과 의견을 수렴했고,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용역을 발주했다며 이달 중 용역 중간보고 형식으로 내용을 공개하고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발전5사 통합 본부의 입지 선정 관련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8월, 9월이면 예산이 바닥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추가 예산 편성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소비자 수요가 끊기지 않도록 기획예산처와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기후부는 올해 1~5월 전기차 15만대를 보급해 역대 최단기간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올해 1~4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22%로, 신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고 설명했다.
송전망 입지 갈등과 관련해서는 주민 주도성이 절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를 받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과정 등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하남 변환소 문제는 4GW 규모 500㎸ 직류 연결 사업이라고 설명하며, 지자체 대표(이현재 하남시장 당선인)와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등과 협의해 합리적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탈플라스틱 대책에 대해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와 빨대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전체 논의가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일회용컵 사용과 텀블러 사용 간 300~400원 할인 차이를 두고, 이를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체계로 흡수하는 방향을 언급했다.
석포제련소 문제에 대해서는 공장 바닥에 쌓인 오염원의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경부와 대구지방환경청이 강도 높은 환경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와 관련해서는 피해 인정과 등급 문제가 가장 어려운 쟁점이라고 봤다. 김 장관은 기후부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을 조력하는 쪽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지연에 대해서는 상반기 국회에서 기한을 맞추지 못했다며 하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정기국회 전후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K-GX 전략은 당초 6월 말 확정을 목표로 했지만 한 달가량 더 준비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재정 투입 규모, 제도 개선 범위, 녹색산업 육성 방안 등을 민관 합동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확정, 제4차 배출권 할당계획 수립, 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마련, 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 전기차·히트펌프 보급,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안착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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