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통제, 이제 한파 아닌 폭염 때문…북한산 '82일 통제' 경고

한파 통제 크게 감소…現 연 24.3일서 2100년엔 2.8일로 '뚝'

설악산국립공원에 눈이 쌓여 있다.(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윤왕근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국립공원 탐방로 통제의 주요 원인이 한파에서 폭염으로 바뀔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가 이어질 경우 서울 시민이 많이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은 여름철 폭염 때문에 연간 약 82일 통제 기준에 해당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3일 국립공원공단과 국제 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립공원 통제일수 전망' 연구를 한국기후변화학회 학술지를 통해 공개했다. 황보정도 공단 재난안전처 과장과 김태린 GSTC 선임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지리산과 설악산, 북한산, 내장산 등 산악형 국립공원 18곳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탐방로 통제일수를 전망했다. 분석에는 온실가스 감축이 일정 수준 이뤄지는 미래(SSP2-4.5)와 현재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늘어나는 미래(SSP5-8.5) 시나리오가 활용됐다.

결과를 보면 가장 큰 변화는 폭염에서 나타났다. 현재 산악형 국립공원 18곳의 평균 폭염 통제일수는 연간 2.9일 수준이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이 일정 수준 이뤄지는 미래인 2026~2050년에는 8.9일, 2051~2075년 13.8일, 2076~2100년 16.4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미래에서는 증가 폭이 훨씬 컸다. 평균 폭염 통제일수는 2026~2050년 10일, 2051~2075년 22일, 2076~2100년 42.8일로 전망됐다. 현재보다 약 15배 수준이다.

공원별로는 북한산이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미래를 가정한 경우 2076~2100년 북한산 폭염 통제일수는 연간 81.9일로 전망됐다. 현재보다 76.5일 늘어난 수치다. 이어 변산반도 80.1일, 월출산 77.8일, 내장산 77.4일, 주왕산 74일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파로 인한 통제일수는 크게 감소했다. 현재 산악형 국립공원의 평균 한파 통제일수는 연간 24.3일이다. 온실가스 감축이 일정 수준 이뤄지는 미래에서는 2076~2100년 8.2일로 줄고,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미래에서는 2.8일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국립공원 탐방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겨울철 한파보다 여름철 폭염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우로 인한 통제일수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현재 평균 2.6일인 호우 통제일수는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미래에서도 2076~2100년 3.6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월악산은 현재보다 1.9일 증가해 공원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눈으로 인한 통제일수는 예상과 달리 감소하지 않았다. 현재 평균 13.6일인 대설 통제일수는 온실가스 감축이 일정 수준 이뤄지는 미래에서 22일 안팎으로 유지됐고,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미래에서는 2051~2075년 23.9일로 증가한 뒤 2076~2100년 22.5일로 소폭 줄었다.

연구진은 중기에는 기온 상승으로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 폭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수가 눈보다 비로 내리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증가 폭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1998년 지리산 집중호우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당시 집중호우로 27명이 숨지고 재산피해는 62억 4800만원에 달했다. 이후 국립공원공단은 기상특보 발령 시 탐방객 안전을 위해 탐방로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황보정도 국립공원공단 재난안전처 과장은 "최근 (공원 출입 여부에) 기후변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공원 내 호우특보 일수는 2019년 57일에서 2023년 97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일최대강수량도 332.9㎜에서 372.8㎜로 늘었다.

다만 연구에서 제시된 통제일수는 실제 탐방로 폐쇄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국립공원 기본통계에서 탐방로 통제에 대한 직접 기록을 확인하기 어려워 기상특보 발효 추이를 활용해 통제일수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ace@news1.kr